공동문서 서명 후 오후에 공동성명 발표
이날 밤 다음 방문지 베트남으로 출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2시 45분께 북한을 국빈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2000년 7월 이후 약 24년 만이다. 이번 방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러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데에 답방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평양 국제공항에 직접 마중 나와 전용기에서 내린 푸틴 대통령을 반갑게 포옹했다. 이후 두 정상은 공항에 주차된 러시아산 최고급 리무진 '아우르스'에 탑승, 푸틴 대통령이 지낼 금수산영빈관으로 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북한에 도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극동 사하 (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 방문 후 밤늦게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늦어지면서 1박2일이 아닌 당일치기 일정으로 급변경됐다.
유리 우샤코프 러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이 러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에 알린 바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공식 방북 일정은 19일 정오부터 환영식으로 시작된다.
전통에 따라 양국 국가가 연주되고 의장대가 거행되며 북러 정상은 확대 회담에 참석할 자국 대표단을 서로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러시아 대표단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 데니스 만투로프 제1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부문 부총리,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부 장관, 알렉산더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 미하일 무라시코 보건부 장관,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부 장관 등 장·차관급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이외 러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의 유리 보리소프 사장, 올레그 벨로제로프 철도공사 사장,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 등도 푸틴 대통령을 수행한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좌)이 19일 오전 평양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으로 안내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환영식이 끝나고 숙소에서 공동 촬영이 진행되며 본격적인 북러 회담이 진행된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회담은 확장된 형식을 포함해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비공식 일대일 소통은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가 논의될 것이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알렸다.
의제는 에너지, 교통, 농업 분야에서의 협력은 물론 안보 문제, 국제무대에서의 북러 상호작용 등 매우 광범위하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북 관계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매우 적극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지난해 양국 간 무역액은 9배 증가한 3440억 달러(약 474억 72000만 원)를 기록했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의 관광객 흐름이 증가하고 여객 항공 및 철도 연결이 구축되고 스포츠 및 문화 유대도 발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이번 북러 회담은 "국제 의제 논의에 상당히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현재 외교 정책 문제에 대한 양국의 접근 방식은 매우 유사하거나 완전히 일치한다. 평등, 주권 존중, 내정 불간섭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새벽 북한 평양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에서 대화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러 정상 간 공동문서 서명은 이날 오후에 예정돼 있다. 공동 성명은 이날 오후 언론을 통해 발표된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할 문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파트너십) 협정'이다. 이는 국제정치,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기준이 될 협정으로 신규 협정은 1961년, 2000년, 2001년에 서명된 기존 문서를 대체한다.
새로운 협정은 "세계와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의 심층적인 변화와 최근 양국 관계에서 발생한 질적 변화에 의한 것이며 협정은 국제법의 모든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어떠한 대립적 성격을 갖지 않으며 어떤 국가를 겨냥하지도 않을 것이지만 동북아 지역의 더 큰 안정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란 설명이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그러나 새 협정에 군사 기술 분야 협력을 포함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공식적인 회담이 끝난 후에도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하루 종일 소통한다. 산책과 다과회에서 '밀담'을 할 예정이며 체육경기장에서 함께 공연도 관람한다. 저녁에 있을 국빈만찬에서 양국 정상은 연설에 나선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에는 2000년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6·25 전쟁 당시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는 해방탑에 헌화도 포함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밤 방북 일정을 마치고 베트남 하노이로 향한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