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4명 중 1명은 비자 없는 비공식 순례자
메카 49도~51도 기록적 폭염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성지순례에 나선 무슬림 중 1300명 이상이 폭염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첫 사망자 공식 집계 발표에서 사망자의 83%가 성지순례 의식 참여를 위해 정식으로 비자를 받지 않고 적절한 준비 없이 뜨거운 햇볕에 노출된 채 장거리를 걸어온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정식 허가를 받은 순례자들도 대부분 시간을 야외에서 보내 희생자가 많았다.
무슬림 성지순례 의식의 중심인 메카의 기온은 지난 17일 51.8도까지 치솟는 등 하지를 전후로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미인가 순례자들의 사망자 확인에 시간이 걸려 사망자 공식 집계 발표가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CNN은 총 180만 명으로 제한된 성지순례 허가를 받으려면 수천 달러가 필요하며, 냉방버스를 타고 필요한 식수와 음식을 공급받을 수 있으나, 상당수의 비공식 순례자들은 기록적인 51도까지 오른 폭염에 그대로 노출되어 피해가 컸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집트 정부는 22일 내각 회의 후 불법 순례자들을 송출한 16개 순례여행사의 허가를 취소하고 회사 관계자들을 기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정부가 집계한 이집트 순례자 사망자 수는 31명이나 로이터 통신은 이집트 보안 및 병원 관계자들을 인용해 사망자가 672명이고 실종자가 25명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236명의 인도네시아인이 순례 중 사망했다. 인도 외무 당국은 인도 사망자 수가 98명이라고 밝혔다.
이슬람력에 따라 12월 7일~12일 진행되는 하지는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 폭염이 몰아친 시기와 겹쳤다. 순례자들은 49도~51도의 폭염 속에서 순례 의식을 치렀다.
무슬림 순례자들이 18일 메카 마스지드 알 하람 대사원에서 카바 주위를 도는 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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