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입국 비율 증가…코로나 전보다 늘어
LF '티꾸' 행사 인기…입객 수 2배 가량 증가
올리브영 'K뷰티 도슨트'도…인기 제품 직접 체험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K뷰티 넘버원 올리브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 도슨트 투어에 참석하신 여러분들은 약 30분간 파라다이스 올리브영을 경험하게 되실 겁니다".
"원하시는 스티커를 고르시면 커스텀된 티셔츠를 바로 받아 입어보실 수 있습니다. 한글 이름 새기기도 가능합니다".
명동에 나가봤다. 외국인 입국 비율이 늘어나자 유통업계에서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브랜드 자체에 친숙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K패션과 K뷰티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관련 업계의 다양한 행사가 눈에 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지난 27일 방문한 헤지스 명동 헤이마켓 매장. 티셔츠 꾸미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06.28 whalsry94@newspim.com |
지난 27일 LF 헤지스 명동점에 방문했다. 최근 외국인들로부터 입소문을 탄 행사를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서다. 헤지스에서는 매각 예정인 재고를 일반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이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그 자리에서 '티셔츠 꾸미기'를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특히 헤지스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의 특성을 반영해 한글 자음 스티커를 마련했다. LF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한글이 매우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특성이 있다. 자신의 이름을 직접 새기고,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어 해당 이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 유치 고객도 많이 늘었다. LF에 따르면 매장 입객 수는 약 2배가량 증가했고, 특히 외국인 관광객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LF 관계자는 "과거엔 '구매'를 위한 방문이 위주이고, 목표한 제품을 픽업하거나 딱 관심 있는 층으로 가서 구매하는 형태였다"며 "팝업 이후에는 사진도 찍고 티꾸 하는 등 좀 더 찬찬히 둘러보는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K뷰티 필수코스'로 여겨지는 올리브영도 마찬가지다. 지난 25일 올리브영 홍대타운점에서는 K뷰티 도슨트 행사가 진행됐다.
일반적으로 도슨트(Docent)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을 말한다. 올리브영에서는 외국인에게 K뷰티 제품이 생소할 수 있는 만큼, 마치 제품 하나하나를 미술품 소개하듯 가이드가 직접 설명을 해준다. K뷰티가 유명한 건 알지만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할 지 모르는 외국인에게 해당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지난 25일 올리브영 홍대타운점에서 K뷰티 도슨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06.28 whalsry94@newspim.com |
한 러시아 국적 외국인은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보며 "너무 촉촉하다", "이게 인기가 있다고 들었다"는 등 적극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러시아 외 대만, 필리핀, 페루,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적 외국인이 참석해 직접 퀴즈를 풀거나 유명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K뷰티 도슨트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공사,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함께 6월 한 달간 여는 '2024 코리아 뷰티 페스티벌' 기간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마련한 K뷰티 체험 행사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산하의 K뷰티 체험공간인 뷰티 플레이에서 사전 신청을 한 외국인만 참여가 가능하지만, 행사 현장에서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제품을 설명하는 가이드에게 어느새 많은 외국인이 모여들었다. 직접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구입하는 외국인도 있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단순 쇼핑 목적이 아닌 K뷰티 체험을 위해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 점을 겨냥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K뷰티가 한국의 매력을 알리는 핵심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외국인 입객 비율이 늘어나며 유통업계의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있다. 야놀자리서치가 인바운드 관광 시장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486만5670명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89%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체류 기간과 소비액도 모두 늘었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은 약 6일간 서울에 머물고, 소비액은 평균 284만원으로 파악됐다. 2019년에는 평균 체류 기간이 5일, 소비액은 189만원이었다.
이들이 대부분 방문하는 곳은 '명동', '홍대' 등이었다. 최근에는 '성수동'도 새롭게 '핫플'로 떠오르며 다양한 입객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번 입소문을 타면 순식간에 인기를 끌며 '핫플'로 급부상한다"며 "업계에서도 물밀듯이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