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장마 시작…평년보다 많은 비 내려
재해 막아주는 최소한의 안전망 '물막이판'
현재는 물막이판 설치 강제 불가능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 절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중부지방이 장마철에 들어서면서 반지하 주택에 물막이판을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 연구를 진행한 서울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물막이판 설치를 강제할 수 없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설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주 내내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하면서 장맛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오는 2일까지 제주도, 지리산 해안과 서쪽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려 제주도에는 최고 150mm 이상의 비가, 남해안에는 100mm 이상의 호우가 내리는 지역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장마를 앞둔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반지하 주택에 차수판이 설치돼 있다. 이른 폭염과 해수면 온도 상승 등으로 올해 장마철은 예년보다 많은 강수량이 예상된다. 2024.06.28 choipix16@newspim.com |
특히 올해는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돼 '집중 호우'에 대한 피해 대비가 절실하다. 최근 장마철에 접어든 중부지역은 지난달 29일 하룻동안 평년의 3.3배 수준인 35.7mm의 비가 내리기도 했다. 시간당 50mm 안팎으로 한 곳에 두 시간 정도만 집중돼도 취약 지역에서는 침수나 홍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물막이판 등 최소한의 호우 대책조차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물막이판은 도로가 물에 잠겨도 건물 내부로 물이 흘러들어오지 않게 하는 장치다. 지난 2022년 호우 당시 일가족 3명이 반지하 주택에서 숨지며 물막이판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반지하 가구 입장에서는 재해를 막아주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되는 셈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반지하 주택 2만4842가구 중 물막이판이 설치된 가구가 60.8%(1만5100가구)에 불과하다. 물막이판 설치 확대방안 연구를 진행한 서울연구원은 그 원인 중 하나가 집주인의 동의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물막이판 설치로 인해 침수 주택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봐, 혹은 관리 감독이 번거로워 설치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에서는 물막이판의 설치와 운용 및 관리를 위한 기준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자연재해대책법에서는 물막이판 설치 의무 지역을 '홍수피해위험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로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물막이판 설치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처벌하기 어렵다. 서울연구원 측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 실태와 수요량 파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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