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정보 제공 않는 커피·음료 전문점 스무디 93건 수거, 당 함량 조사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스무디 한 컵(1회 제공량)에 들어 있는 당 함량이 평균 52.2g, 각설탕 17개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인 영양소 총당류 섭취기준으로 볼 때 하루 한 컵만 마셔도 1일 섭취 기준치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양이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 총당류 섭취기준은 하루 총에너지 섭취량의 10∼20%(2000kcal 기준 50∼100g)로 제한하고 있으며 식품의 조리·가공 시 첨가되는 첨가당의 섭취는 1일 총에너지 섭취량의 10%를 넘지 않도록 제안하고 있다.
당 함량 조사를 위해 수거된 스무디 시료 [사진=서울시] |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간 영양성분 확인이 어려운 중·소형 커피·음료 전문점의 스무디 총 93건을 수거해 당 함량을 분석한 결과를 8일 이 같이 내놓았다. 연구원은 특히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 학원가 등지에 있는 업소를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조사 대상 중 당 함량이 가장 높은 스무디는 한 컵당 94.6g으로 1회 섭취만으로도 1일 총당류 섭취기준에 근접하는 것도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서는 음료 주문 시 당도 조절을 요청하면 당 함량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도 분석했다. 당도 수준은 기존 당도와 '덜 달게', '반으로 달게' 세 단계로 구분했다. 다만 제조자로 인한 차이를 고려해 동일 음료를 3일 동안 반복 주문해 분석했다.
그 결과 당 함량은 기존 당도의 스무디에 비해 '덜 달게'의 경우 평균 약 15%, '반으로 달게'의 경우 평균 약 40% 줄었다.
구체적으로 한 컵당 52.2g의 당 함량을 보인 기존 당도에 비해 '덜 달게'는 44.4g, '반으로 달게'는 31.9g으로 조사됐다. 당 함량을 1개 3g의 각설탕으로 환산하면 기존 당도의 스무디는 각설탕 약 17개에 해당하며 이에 비해 '덜 달게'의 경우는 각설탕 약 3개, '반으로 달게'는 각설탕 약 7개가 줄어드는 셈이었다.
당도 선택에 따른 스무디의 당 함량 감소량 [자료=서울시] |
연구원은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 표준화된 조리법을 기준으로 단맛 정도를 정량화해 선택할 수 있는 '당도 선택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영양등급제'는 포장·제조 음료 중의 당 함량에 따라 등급(A~D등급)을 정해 표시하게 함으로써 당 함량이 높은 제품의 상업적 광고를 제한하고 소비자가 당 함량이 낮은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태국의 '덜 달게 제도'는 일반 판매업소·배달 플랫폼과 연계해 음료 주문 시 정량화(0∼100%)된 당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설탕 소비량이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하루에 첨가당을 50g 이하로 섭취하도록 권장하는 '일당!오십!'정책을 추진 중에 있으며 당류 과다 섭취 고위험군인 어린이, 청소년, 청년층 중심으로 정책을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스무디와 같은 고당 음료의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량화된 표준 조리법에 따라 덜 단맛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