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8월 1~9일까지 '집단분쟁조정' 참가 신청
1372 소비자상담센터 등록 21~25일 티몬·위메프 상담 '4399건'
지난 5년간 집단분쟁조정 28건…법적 구속력 없어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에 대한 소비자상담 건수가 5일 만에 4000건이 넘었다. 피해자가 다수인 만큼 한국소비자원은 다음달부터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다만 집단분쟁조정에 따른 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피해를 실질적으로 구제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실제 5000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했던 머지포인트 사태 관련 집단분쟁조정도 불성립으로 이어져 피해자들이 받은 환급 금액은 '0원'이었다.
◆ 소비자원, 8월 1~9일까지 집단분쟁조정 신청 접수
소비자원은 8월 1~9일 집단분쟁조정 참가 신청을 받겠다고 26일 밝혔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숙박·항공권을 구입한 ▲소비자가 해당 계약의 청약철회를 요청하였으나 대금 환급을 거절한 경우 ▲판매자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대금 환급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한 사례에 대해 먼저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한국소비자원 누리집에서 8월 1일부터 9일까지 집단분쟁조정 참가를 신청할 수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1일부터 전날까지 5일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등록된 티몬·위메프 관련 상담 사례는 4399건이다.
총 5일 동안 등록된 티몬 관련 상담은 3654건, 위메프는 745건이다. 22일에는 티몬·위메프 관련 상담 건수는 24건에 불과했으나 24일 1822건, 25일 2041건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 집단분쟁조정 실효성 의문…머지포인트 사태, 피해 환급 '0원'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피해는 상담을 거쳐 한국소비자원의 피해구제, 분쟁조정, 피해구제 단계를 거친다. 이때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 조정 단계에 돌입한다.
분쟁 조정 단계에서 피해 사례가 많을 경우 집단분쟁조정으로 넘어간다. 소비자기본법에 따르면 집단분쟁조정은 '물품 등으로 인한 피해가 같거나 비슷한 유형으로 발생한 소비자의 수가 50명 이상일 경우' 할 수 있다.
집단분쟁조정은 최근 5년간 28건에 불과하다. 지난 2021년 머지포인트 제휴업체 축소에 따른 대금 환급 요구 건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 확률형 유료 아이템(큐브) 확률 조작에 따른 피해보상 요구가 집단분쟁조정에 착수했다.
그렇지만 집단분쟁조정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 사항에 불과할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집단분쟁조정 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사업자 또는 피해자 중 어느 한쪽이라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과는 불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머지포인트 사태 관련 배상 대상이 된 피해자는 5467명, 피해 금액은 21억원이 넘어 소비자원이 환급 조정 결정을 내렸으나, 머지포인트 18개 사업자 모두가 조정안을 거부해 불성립으로 끝나면서 피해자들은 피해 금액을 환급받지 못했다.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 2021년 9월 소비자원은 머지포인트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받은 후 10달이 흐른 2022년 6월에야 조정을 확정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집단분쟁조정을 통한 피해 구제는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현실적은 대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소비자 피해 구제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입점업체 대상으로는 단기적인 경영지원자금 대출 등을 펼치는 대책을 세우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에서 보고한 미정산 금액은 1600~1700억원 수준이다. 위메프의 모회사인 큐텐의 계열사까지 더하면 금액은 더욱 불어난다.
티몬·위메프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할 경우 회생 절차에서 채무의 일정 금액을 탕감받아 정산을 못 받는 판매자가 늘어날 수 있다.
100wi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