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발생 빈도 증가로 승객 화상 위험
승무원 화상 및 골절 사례 증가하는 추세
1분기 난기류 79.8% 증가, 안전 대책 필요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최근 난기류 발생 빈도가 늘면서 국내 항공사의 기내 서비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내 안전 확보를 위해서다.
다음달부터 라면 서비스 일부 중단 계획을 밝힌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기내의 뜨거운 액체류 서비스 제공을 중단할 지 여부를 고심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안전을 이유로 대한항공보다 먼저 일반석에서 컵라면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30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에서 커피와 차 같은 뜨거운 음료, 기내식과 함께 제공되는 국 등 '뜨거운 액체류' 서비스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
아시아나항공의 기내 서비스 변화에 대한 고민은 기후 변화와 승객 및 직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시작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난기류로 인해 불안정한 기내 상황이 반복되면서 승객과 승무원은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항공도 이 같은 이유로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일반석(이코노미석) 라면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적사가 전 세계에서 만난 난기류는 6246건으로 전년 동기간(3473건) 대비 79.8%나 증가했다.
게다가 최근 난기류로 인한 사고도 지속해서 발생 중이다. 지난 5월 싱가포르항공의 난기류 사고로 1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쳤다. 같은 달 카타르항공 역시 난기류로 승객과 승무원 등 12명이 다쳤다.
이달 1일에도 스페인에서 우루과이로 향하던 에어유로파 여객기는 난기류로 브라질공항에 비상 착륙했으며 이 과정에서 승객 30명이 다쳤다.
아시아나항공에서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 중인 A씨는 "최근 난기류가 빈번하게 발생해 단거리 노선 승객들은 간식 서비스 자체를 제공받지 못하고 착륙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난기류 탓에 승무원들의 골절, 화상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회사 차원에서 뜨거운 액체류 서비스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뿐만 아니라 외항사들도 난기류에 따른 영향으로 기내 안전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비행 중 안전벨트 표시등이 켜져 있는 동안 기내식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의 잇단 서비스 중단 소식에 '원가 절감'이라는 비판의 의견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커피, 국, 차, 라면 등의 서비스 축소는 비용 절감 효과는 거의 없다"며 "최근 난기류로 승객과 승무원을 보호하자는 의미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난기류로 인한 기내 서비스 변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승객이 납득할 만한 대체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기후 변화로 예기치 못한 난기류가 잦아지고 있다"며 "승객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뜨거운 액체류 등은 서비스 방식을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인 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기존 서비스를 축소하는 방향보다는 적절한 대안이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