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유럽 노선 이관 완료
10월 유럽과 미국 경쟁당국의 최종 승인 예상
아시아나 노조 반발로 최종 승인 지연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대한항공이 유럽 경쟁당국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이행하면서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유럽노선 이관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임무를 모두 완수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유럽의 최종 승인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의 반발이 여전히 심해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 후보자인 에어인천과 매각 기본합의서(MA)를 체결했다.
지난 6월 에어인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당초 지난달 말까지 인수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추가 실사 작업이 진행되면서 계약 일정을 미뤘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요구한 조건을 모두 이행하게 됐다. EC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양 사가 보유한 14개 유럽 노선 중 4개 노선 반납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승인 조건으로 제시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유럽 티웨이항공에 유럽 4개 노선(프랑스 파리·독일 프랑크푸르트·이탈리아 로마·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이관을 결정했다. 유럽 노선에 적합한 기재와 경험이 부족한 티웨이를 위해 A330-200 항공기 5대와 운항승무원 인력 100여명도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10월까지 EC의 최종 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한다. 조원태 회장이 지난 6월 두바이에서 진행한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요구한 모든 것을 다 했다"며 "올해 10월 말까지는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 미국 경쟁당국(DOJ)의 최종 승인까지 예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시아나 노조 행동이 변수다. 노조는 지난달 23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EC 관계자들과 면단 후 "에어인천의 화물 사업 인수자로서의 적합성을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노조는 EU가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한다면 화물기 조종사의 고용 승계 대신 파견 방식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도 했다.
EC 측은 노조에 기업결합 관련 내용을 철저히 검토하고, 노조로부터 추가 자료 접수창구도 열어두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예상하는 최종 승인 기간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EC 협의에 대한 세부 내용은 현재 밝힐 수 없다"며 "향후 계획된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은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종료 이후 에어인천과 최종 분리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