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중국 화웨이가 조만간 새로운 인공지능(AI) 칩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를 통해 화웨이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대중 수출 제재를 극복하고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도전하게 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보통신(IT) 기업들은 최근 몇 주간 화웨이의 최신 프로세서인 '어센드 910C'를 테스트해 왔다. 화웨이는 잠재 고객들에게 새로운 칩이 지난해 출시된 엔비디아의 'H100'과 비교할 만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H100'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대중 수출 제재로 중국에서 이용할 수 없다.
WSJ은 화웨이가 계속해서 반도체 칩을 개발하면서 미국의 제재를 돌파하고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이 만든 제품의 대체품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식통은 화웨이의 칩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화웨이.[사진=블룸버그]2024.08.13 mj72284@newspim.com |
화웨이는 지난 2019년부터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반도체 생산을 위해 대만과 같은 나라에서 공장을 사용할 수 없으며 주요 부품과 제조 장비에 대한 접근권도 약해졌다. 중국도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480억 달러의 펀드를 설립하며 자국 반도체 산업 지원에 나섰다.
화웨이는 새로운 AI 칩을 통해 미국의 대중 수출 제재로 중국에 풀리지 못한 AI 칩 수요를 대체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수출 제재를 피하기 위해 다소 사양이 낮은 중국 수출용 칩을 공개했지만, 중국 기업들은 다른 수단을 통해 고사양의 AI 칩을 공급받는 방법을 찾았다고 WSJ은 전했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중국 수출용 AI 칩인 'B20'을 준비 중이지만 소식통들은 미국 정부가 대중 수출 제재를 더욱 강화할 경우 이 칩의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애널리스트는 화웨이의 910C 칩이 엔비디아의 B20보다 성능이 좋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화웨이가 새로운 칩을 성공적으로 생산해 내고 엔비디아가 여전히 중국 고객에 첨단 칩을 제공할 수 없다면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미국의 추가 제재가 없다면 화웨이가 내년 910C 칩을 130만~140만 개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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