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비엔날레' 17일 개막
[부산=뉴스핌] 이지은 기자 = 65일간의 여정을 항해하는 '2024 부산비엔날레'의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김성연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16일 부산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한성1918에서 열린 '2024 부산비엔날레'에 참석해 "이번 '2024 부산비엔날레'는 17일부터 10월 20일까지 65일간 부산현대미술관과 근현대역사관, 한성1918, 그리고 초량재에서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성연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과 베라 메이, 필립 피로트 공동 감독(왼쪽부터) 2024.08.16 alice09@newspim.com |
'2024 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해 부산근현대역사관, 한성1918, 그리고 초량재에서 진행된다. 이번 주제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는 36개국 62작가/팀(78명)이 참가한다. 전시 주제인 '어둠에서 보기'는 우리가 어둠 속에서는 볼 수 없기에 역설적이다.
'어둠'은 우리가 처한 곤경, 어두운 역사, 알 수 없는 곳을 항해하는 두려움을 상징한다. 이 혼란함 속에서 대안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공동 전시감독인 베라 메이와 필립 피로트는 해적들이 시도한 공동체 방식과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불교 도량의 깨달음에서 출발한 주제라고 밝혔다. 여러 문화와 배경의 사람들이 섞여 소통하고, 생활하는 모습이 부산과도 닮았다고 본 것. 이런 맥락에서 작가 또한 다양한 문화권의 저술가, 교사, 악기 제작자, 의사, 디제이, 다학제 연구자, 종교인 등 독특한 배경과 활동 영역을 가진 작가들로 구성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4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한성1918 전시 전경 2024.08.16 alice09@newspim.com |
이날 김 위원장은 "2000년 공식적인 '부산비엔날레'로 출범한 이후 여름 오픈이 처음이다. 여름에 부산을 방문하는 많은 분들도 함께 비엔날레를 즐길 수 있도록 날짜를 조금 앞당겼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과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부산비엔날레'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 개최는 처음이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시를 준비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베라 메이와 필립 피로트가 전시 감독을 맡았다. 베라 메이는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굉장히 흥미로우면서도 도발적이고, 시의적절하고, 의미 깊은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에게 굉장히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작품을 만나보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필립 피로트 작가는 "이번 전시 주제가 '어둠에서 보기'인데, 사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빛을 비추고 카메라를 들이대며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면밀하게 살펴봄으로써 그것의 실체를 발견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어둠에서 보기'라는 제목을 통해 저희는 항해하고 헤쳐나가는 경험을 여러분에게 제시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4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초량재 외관 2024.08.16 alice09@newspim.com2024.08.16 alice09@newspim.com |
그는 "'어둠에서 보기'는 '해작 계몽주의' 관점을 한 축에, '불교의 깨달음'이라는 관념을 한 축에 두고 둘 사이의 정신적 공간에서 펼쳐진다. 이 시대를 항해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우리에게는 길잡이가 필요하다. 그 길잡이가 바로 해적과 불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성1918에서 눈여겨 볼 작품은 홍진훤 작가의 '멜팅 아이스크림'이다. 박수지 부산비엔날레 협력 큐레이터는 해당 작품에 대해 "지금 현대사회의 민주주의가 우리가 추앙하고 있고, 혹은 승리라고 결론 내렸던 그 민주주의가 어떻게 새로운 가능성을 무마시키는지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가능성이라는 것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계속 품어내야만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이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성1918을 지나 초량재에서도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해당 초량재는 1960년대 말에서 1970년 초 지어진 집으로, 옥상까지 총 3개의 층에서 작품이 전시돼 있다. 필립 피로트 작가는 "저희가 이번 '부산비엔날레'를 준비하며 이 지역의 한 곳 정도는 전시 장소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초량재가 고전적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주택이라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4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초량재 내부 전시 모습 2024.08.16 alice09@newspim.com2024.08.16 alice09@newspim.com |
초량재 1층에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중 건조한 수송함 리버티선에 대한 영상미디어가 전시돼 있다. 필립 피로트 감독은 "리버티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재건 작업의 일환으로 지중해를 가르며 화물을 수송했던 선박이다. 다양한 시대를 거치며 이 리버티선이 어떤 식으로 용도가 변화하게 됐는지에 대한 서사를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리바티선을 건조하고 운항하며 다양한 약속을 제시했으나, 현재 지중해는 난민들이 오가는 해양이 됐을뿐 아니라 인신매매의 현장이 됐다. 이런 작품의 현실을 생각했을 때 소름끼치면서도 기이한 모습을 담아낸 영상"이라고 말했다.
베라 메이 감독은 "작품을 둘러싼 주변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도심 환경 속에서 이 주택을 보존하고 유지한다는 개념을 작품들과 함께 보여드리고 싶었다. 또한 옥상에 설치된 정유진 작가의 작품은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큰 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의 일각으로 볼 수도 있고, 깨어나거나 버려진 공룡 알로 볼 수도 있다. 약간 묵시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단순한 소재로 다양하게 해석이 되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4 부산비엔날레'의 베라 메이, 필립 피로트 공동 감독(왼쪽부터) 2024.08.16 alice09@newspim.com |
특히 필립 피로트 감독은 초량재 공간에 대해 "전시 공간이 협소하다. 공간 곳곳에 작품이 배치돼 있기 때문에 움직이실 때 이 작품과 안전에 주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24 부산비엔날레'는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로해 부산근현대역사관, 한성1918, 초량재에서 진행된다. 장소별로 주요 작품도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의 경우 입구에서 대형 송신탑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조 네이미는 높이 8m의 대나무 구조물에 매달린 빈티지 스피커를 통해 성장과 치유를 위한 새로운 소리와 꿈을 라디오 전파 리믹스로 송출한다. 이외에도 카를라 아로차&스테판 슈라넨의 '말벌집', 트레이시 나 코우쉬 톰슨 작가와 고(故) 박이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부산근현대역사관 지하 금고미술관에서는 차지량 작가의 '보이는 모든 것에 무지개가 있는 것처럼'과 초량재에서는 정유진 작가의 작품, 한성1918에서는 전시 개막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이 펼쳐지며 참여 작가 니카 두브로브스키의 강연과 토론 세션 이후에는 디제잉 공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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