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 중재를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이번 협상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발언해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옆에 서서 기자들에게 "이건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휴전을 성사시켜 모두가 항구적 평화와 안보를 위한 더 나은 길로 갈 수 있게 할 최선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우) 옆에 서서 기자들에게 발언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그는 "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 합의를 끝까지 이끌어내기 위한 집중적인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이곳에 온 것"이라며 "지금은 모두가 찬성할 때이고, 반대할 변명을 찾지 말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앞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이번 휴전 협상이 "엔드게임"(end game·최종단계)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 지도자들은 "지난 몇 달간 진행된 절차들이 이제 최종단계에 이르렀다는 데 공감한다"고 알린 바 있다.
앞서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휴전 협상에서 하마스 측은 불참한 가운데 미국은 양측 이견을 좁힐 새로운 휴전 중재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앞서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의 중재안 수용을 거부했다. 이스라엘군 전면 철수와 영구적 휴전 등의 내용이 빠졌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중국 신화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은 오는 21~2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된다.
블링컨 장관도 20일 이집트로 향할 계획인데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것은 이스라엘에 휴전 협상 타결을 압박하기 위해서란 관측이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 시작 전 "우리는 서로 '주고받는' 협상을 하고 있는 것이지, '주기만' 하는 협상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번 주 재개될 협상이 결렬된다면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할 위험이 커진다. 이란은 가자지구 휴전 협상 과정을 지켜보며 보복 공격을 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로이터 통신은 고위 이란 정부 관리 3명을 인용해 가자지구 협상이 결렬되거나 이스라엘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란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등 프록시(proxy·대리세력)들과 함께 이스라엘에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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