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스·하커, 점진적 금리 인하에 무게
슈미드 "몇 주간 지표 지켜보겠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를 개시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완화한 반면 고용 시장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연준 내에서는 이 같은 통화정책 완화가 점진적이고 질서 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심포지엄에 참석한 연준 위원들은 연준이 9월 금리 인하를 개시할 가능성에 대체로 무게를 뒀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폭스 비즈니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완화를 조만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콜린스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꽤 많이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2%의 물가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6월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고용 시장이 전반적으로 견조하다고 보는 콜린스 총재는 이 같은 견조함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라며 "우리가 다른 정책 기조를 취한다면 점진적이고 질서 있는 속도의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별도로 공개 발언에 나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역시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하커 총재는 9월 금리 인하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으며 질서 있는 금리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이 열리는 와이오밍주의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8.22 mj72284@newspim.com |
로이터와 인터뷰한 하커 총재는 "지표에서 서프라이즈가 없다면 나는 금리를 내리는 과정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느리고 질서 있는 접근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일부 '매파' 인사들은 여전히 금리 인하를 확언하기보다는 신중한 모습이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이날 공개된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연준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진행된 해당 인터뷰에서 슈미드 총재는 "앞으로 몇 주 동안 나오는 지표를 지켜보는 게 타당하다"며 "우리가 행동에 나서기 전에 나는 더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슈미드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다만 슈미드 총재는 연준이 진행 중인 양적 긴축(QT)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CNBC와 인터뷰에서 슈미드 총재는 "금융시장에서 나올 여지가 있으며 현재 우리가 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진행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날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30~31일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 대다수는 지표가 예상대로 나올 경우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음 회의는 내달 17~18일에 열린다.
고금리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해 온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향하면서 제한적인 통화정책을 되돌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 안정 외에도 완전 고용의 목표를 가진 연준은 최근 몇 년간 높은 물가 오름세에 정책의 중점을 뒀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은 낮아지는 반면 고용 시장 둔화 조짐이 포착돼 이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전날 미 노동부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2개월간 발표된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 건수를 81만8000건 낮췄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향 조정이다. 이에 대해 슈미드 총재는 "이것은 큰 숫자이지만 내가 통화정책을 생각할 때 생각하는 경로를 크게 바꾸지는 않는다"고 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