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오픈 결승서 엄상필에 4-2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스페인의 당구 전설' 다니엘 산체스(50·에스와이)가 감격의 프로당구 첫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 시즌 PBA에 데뷔한 산체스는 12번째 대회 만에 정상에 올랐으며 역대 21번째 PBA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산체스는 26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결승전에서 엄상필(우리금융캐피탈)을 4-2(15-2, 15-3, 15-6, 13-15, 2-15, 15-6)로 꺾었다. 우승 상금 1억원을 거머쥔 산체스는 앞서 출전한 11차례 대회 총상금 950만원보다 10배 이상을 벌었다.
다니엘 산체스. [사진 = PBA] |
산체스는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강동궁(SK렌터카)을 잡은 데 이어 8강에선 기세 좋던 이충복까지 꺾으며 4강 무대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4강전에서는 '튀르키예 전사' 륏피 체네트(하이원리조트)마저 4-1로 제압했다.
데뷔 시즌부터 한 차례 준우승을 기록했던 PBA 원년멤버 엄상필은 이번 대회 조재호(16강)와 최성원(8강)에 이어 강민구까지 전 챔피언들을 연파하며 1736일 만에 다시 결승에 올랐으나 아쉽게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엄상필. [사진 = PBA] |
16세부터 큐를 잡은 산체스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과 함께 '4대 천왕'으로 30년간 세계 3쿠션계를 호령했다. 세계3쿠션당구선수권대회에서 네 차례(1998, 2005, 2010, 2016년)나 정상에 올랐고 유럽선수권도 두 번(1997, 2000년)이나 우승했다. UMB 월드컵에선 무려 12승을 거뒀다.
산체스는 화려한 경력을 뒤로 하고 지난해 PBA에 뛰어들었지만 경기 규칙이나 방식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10차례 정규투어 동안 최고 성적이 32강에 그칠 정도로 자신의 명성에 비해 성적은 초라했다. 128강에서 탈락한 것도 네 차례나 됐다. 2024~2025시즌 2차 대회에서 개인 최고인 16강에 오르더니 이번 대회에서 과거 화려했던 샷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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