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소 제기…"미쓰비시마테리아루, 총 1억 지급"
"2018년부터 시효 진행" 대법 판결 이후 승소 잇따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또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30일 허모 씨 등 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마테리아루(옛 미쓰비시광업)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미쓰비시마테리아루가 허씨에게 2700여만원, 이모 씨 등 4명에게 각각 1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약 1억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핌DB] |
허씨 등은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은 한·일 청구권협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하자 이듬해 3월 미쓰비시마테리아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이 쟁점이 됐다.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가해자가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또는 불법행위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처음 인정한 2012년 5월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기준으로 소멸시효가 진행돼 이후 3년이 지나 소송을 제기한 경우 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해 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객관적으로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날 재판부는 구체적인 판결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대법원 판결에 따라 2018년 10월을 기준으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법원 민사항소6-2부(지상목 박평균 고충정 부장판사)와 민사항소7-1부(김연화 해덕진 김형작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족이 각각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동일한 취지의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원고들은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때로부터 3년이 경과되기 이전 소를 제기했으므로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 내에 소를 제기했다"며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