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3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미국과 유럽의 경제 상황과 통계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던 상황에서 미국에서 나온 지표가 경제 성장 둔화 우려에 다시 불을 붙이는 양상이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5.10포인트(0.97%) 내린 519.84로 장을 마쳤다. 거의 한 달 만에 일일 최대폭 하락을 기록하면서 5거래일 만에 지수 520선 밑으로 떨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83.74포인트(0.97%) 하락한 1만8747.11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71.32포인트(0.93%) 떨어진 7575.10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벤치마크 지수는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뚫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힘을 잃고 하락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65.38포인트(0.78%) 내린 8298.46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457.17(1.33%) 하락한 3만3863.43으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35 지수도 116.10(1.02%) 내린 1만1279.20으로 마감했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유럽 증시는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이후 미국 제조업 통계가 여전히 침체된 공장 활동을 지적하면서 세계 최대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고 이는 다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공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를 기록해 5개월 연속 성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을 밑돌았다.
덴마크 최대 상업은행 단스케방크의 애널리스트들은 메모에서 "여름을 거치면서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서 성장 둔화에 대한 공포로 바뀌었다"면서 "그렇지만 실제로 경기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섹터 중에선 에너지와 기초자원 섹터가 각각 2.8%, 3.3% 하락해 전체적인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기초자원 섹터는 작년 10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리비아 국가석유공사(NOC)가 동부 엘필(엘리펀트) 유전의 생산 작업이 중단될 수 있다고 선언하면서 국제 유가에 부담을 안겼다. 리비아는 동부와 서부를 통치하는 두 개의 정부가 최근 갈등을 빚으면서 석유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사흘간 리비아 원유 생산량은 63% 줄었다.
시장은 오는 6일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8월 고용 지표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 지표는 투자자들이 이번달 미 연준이 얼마나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나설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라고 평가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최근 ECB 정책 입안자들은 데이터에 기반한 신중한 결정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단스케방크의 애널리스트들은 "(유럽의 경우) 금리 인하 시작점이 낮고 인플레이션은 더욱 지속적이며 노동시장은 여유가 제한적"이라며 "ECB는 연준에 비해 덜 공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채택할 것"이라고 했다.
특징주로는 전장에서 6.5% 폭락세를 보였던 영국 엔지니어링 기업 롤스로이스가 1.7% 올라 약간의 회복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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