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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서울 '코엑스 본게임'말고 '외곽 장외전'경쟁도 뜨겁고 볼만하네

기사입력 : 2024년09월05일 21:44

최종수정 : 2024년09월06일 08:12

페어만 고수하던 세계최강 가고시안,올해는 팝업전
하우저앤워스,니콜라스 파티의 미술관 전시에 화색
페이스,글래드스톤,리슨,로팍 등도 장외전 공들여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올해로 3회째를 맞아 서울 코엑스에서 전세계 110개 갤러리가 참가한 가운데 4일 개막한 '2024 프리즈(Frieze) 서울'은 변곡점을 맞아 여러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뉴스핌] '파스텔의 마법사'로 불리며 대단히 감각적 실험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회화를 만들어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구가 중인 니콜라스 파티가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막했다. '니콜라스 파티:더스트'라는 타이틀의 이번 전시는 국내서 처음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으로, 파스텔로 제작한 다양한 회화와 벽화를 비롯해 입체작품, 설치미술 등이 광범위하게 나와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하우저앤워스 소속 작가로, 갤러리측은 파티의 스펙타클한 이번 한국 전시에 고무된 상황이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05 art29@newspim.com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점은 서울 코엑스에서 7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본 게임'(전세계의 내로라 하는 110개 화랑이 참여)과 함께, 페어장 바깥에서 열리는 '장외전'이 폭발적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이미 서울에 갤러리를 개설한 글로벌 메가 화랑들은 올들어 프리즈 기간 중 화랑에서 개최하는 작품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이유는 프리즈서울이 3회에 접어들며 국내외에서 화제성이 커지자 대한민국 정부와 서울시까지 나서서 서울아트위크, 대한민국미술축제로 확산하는 등 프리즈의 위상이 날로 높아져 장외 전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며 메가톤급 전시회를 개최하거나 심야 아트파티와 특별이벤트 등을 열고 있다.

또 이들 리딩 갤러리들은 아트페어인 프리즈서울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고객을 연중 상시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서울점에서의 전시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가고시안 갤러리가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 1층 캐비넷에서 개막한 '데릭 애덤스: 더 스트립'전에 출품된 회화 'Who Can I Run To'. [사진=가고시안 갤러리] 2024.09.05 art29@newspim.com

세계 최강의 화랑인 가고시안 갤러리는 높은 콧대처럼 "한국점 개설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어왔으나 올해는 달라졌다.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의 캐비넷에서 팝업 전시를 개최한 것. 가고시안이 발굴한 뉴 페이스이자 집중적으로 밀고 있는 흑인 작가 데릭 애덤스(53)의 회화전을 지난 3일 시작해 10월12일까지 연다.

데릭 애덤스는 이번 전시에 큐비즘과 아프리카 전통조각에 착안한 기하학적이면서도 입체적인 마네킹 두상을 거리 쇼윈도와 결합한 구조적 회화를 내놓았다. 벽돌이 프린트된 도톰한 패널을 가장자리에 부착해 입체감을 준 신작 7점이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가고시안은 2024 프리즈서울에도 애덤스의 회화를 내걸었다. 가고시안 한국 담당인 이지영 디렉터는 "아직 서울점 개설은 확정된 게 없다. 다만 서울이 아시아 아트허브로 날로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미국의 색면추상 거장 마크 로스코의 유화 '무제'. 1963. 미국의 페이스갤러리가 서울점에서 개막한 'Correspondence:이우환과 마크 로스코'전에 출품된 작품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05 art29@newspim.com

◆페이스갤러리, 이우환과 마크 로스코를 잇는 특별전

가고시안의 뒤를 잇는 미국의 대형 갤러리인 페이스갤러리는 프리즈서울 참가와 함께 서울 한남동에서 역대급 전시를 개막했다. 좀처럼 원작을 접하기 어려운 미국의 색면추상화가 마크 로스코(1903~1970)의 오리지날 페인팅 6점을 로스코 재단측의 협조로 들여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이우환과 묶은 'Correspondence:이우환과 마크 로스코'의 막을 올린 것. 이우환 작가가 직접 큐레이팅에도 참가한 이번 전시에 이우환은 근래에 완성한 대형 연작회화와 설치작품 '관계항-조응'을 출품했다. 전시는 10월26일까지.

전시 개막식에는 로스코의 유족과 페이스 갤러리의 참업주및 2세 회장이 직접 내한하기도 했다. 페이스갤러리는 이 전시와 맥을 같이 하는 중국 개념회화의 선구자이자 시간과 물성을 탐구하는 작가인 왕광러의 개인전도 동시 개막했다. 

[서울=뉴스핌] 프리즈서울에 맞춰 프랑스 화랑 페로탕은 서울점에서 캐나다 작가 제이슨 보이드 킨셀라의 개인전을 연다. MBTI에 기반한 회화와 조각을 선보이는 새로운 전시다. 자신의 작품 앞에 선 킨셀라.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05 art29@newspim.com

이밖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화랑인 페로탕은 서울 도산점에서 노르웨이 오슬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캐나다 작가 제이슨 보이드 킨셀라의 개인전 '기계 속의 유령'을 지난 8월30일 개막해 10월19일까지 개최한다. 페로탕은 프리즈서울에도 킨셀라의 회화를 포함시켰다.

[서울=뉴스핌] 영국 대표 화랑 화이트큐브가 프리즈서울에 맞춰 서울점에서 개막한 가브리엘 오로즈코 개인전에 나온 작품.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05 art29@newspim.com

또한 영국의 리딩 갤러리인 화이트큐브도 프리즈서울 개막에 맞춰 9월 4알부터 멕시코 출신의 저명한 아티스트 가브리엘 오로즈코의 신작을 모은 개인전을 시작했다. 물론 프리즈에도 이 작가의 작품을 내놓아 판매를 성사시켰다. 전시는 12월14일까지 열린다. 

[서울=뉴스핌]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랑 타데우스 로팍이 프리즈서울에 맞춰 서울서 개막한 영국 작가 션 스컬리의 회화. [사진=이영란 기자] 2024.09.05 art29@newspim.com

한편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랑인 타데우스 로팍은 프리즈 서울에 맞춰 2건의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 영국의 색면추상 거장 션 스컬리의 개인전 'Soul'과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독수리'전이 그것으로 두 전시는 11월 9일까지 이어진다. 물론 프리즈 서울에도 두 작가 작품이 나왔다.   

◆폭발하듯 이어지는 유력갤러리 전속작가들의 국내 미술관 전시

아울러 프리즈서울에 참여하는 전세계 리딩갤러리들은 국내 유수의 미술관에 자신들의 화랑에 소속된 작가들의 전시회를 적극적으로 제안해 매머드한 전시로 성사시켰다. 물론 미술관측이 먼저 작가에게 제안한 경우도 있었으나, 워낙 역량있는 작가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갤러리이다 보니 올해는 특히 이들 메가 갤러리 소속작가들의 전시가 프리즈서울과 때맞춰 성시를 이루고 있다.

[서울=뉴스핌] 용인 호암미술관 전관에서 개막한 니콜라스 파티의 개인전 '더스트'에 출품된 삼면화 입체작품.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05 art29@newspim.com

이를테면 스위스 기반의 다국적 화랑으로, '세계 미술계 영향력 1위 화랑'으로 꼽히는 하우저앤워스는 니콜라스 파티(미국)가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갖는 것은 물론, 자사 소속 작가인 엠베라 웰맨이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고 있어 고무된 상황이다.

하우저앤워스 소속작가 중에서도 요즘 가장 힙한 작가인 니콜라스 파티는 '니콜라스 파티:더스트'라는 타이틀로 한국 첫 개인전을 지난 8월31일 개막했다. 용인 호암미술관 전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모든 일정을 미루고 6주간 용인서 작업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 너른 벽에 대형 벽화 등을 제작하기 위해 강행군을 펼친 것.

◆세계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한명인 니콜라스 파티의 대규모 작품전

니콜라스 파티는 2013년 피카소의 파스텔화 여인초상을 접하고 감전되듯 전율을 느껴 그 길로 미술재료상으로 달려가 파스텔 재료를 구했따. 그 후 밤낮없이 파스텔화를 연마했고, 이제 작가는 '파스텔의 마법사'라는 칭호을 얻었는데 이번 전시에서 파스텔로 한국의 국보급 문화재 속 도상과 이미지를 재해석하고, 변환해 자신의 초상화 속에 대입시켰다.

전통을 자유자재로 재현하고 이를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삶과 죽음, 현실과 이상이 교차하며 무한한 세계를 품고 있다. 그는 또 호암미술관의 벽을 거대한 캔버스 삼아 신들린 듯 파스텔 벽화를 그려넣어 예술공간으로 바꿔놓았다. 파스텔로 제작한 다양한 회화와 벽화, 입체작품, 설치미술이 광범위하게 나온 이번 전시에는 벌써 많은 관객이 몰리고 있다. 전시는 내년 1월19일까지. 프리즈서울 하우저앤워스 부스에는 호암미술관 전시에 출품된 삼면화 입체작품과 같은 계열의 작품과 회화가 나와 관심을 모았다. 

[서울=뉴스핌] 북유럽 듀오 작가 엘름그린&드라그셋이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내부에 조성한 수영장. 미술관에 수영장이 들어온 것도 이채롭고, 물은 없이 마네킹들만 조용히 자리잡고 있어 써늘한 기운을 자아내며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하는 작품이다. 이들 작가는 '스페이스'라는 타이틀의 전시를 위해 집, 식당 등을 미술관에 실제 모양으로 들여놓았다. 올가을 놓쳐서는 안될 독특하면서도 시니컬하고, 흥미도 있는 전시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05 art29@newspim.com

미국의 메가 화랑인 페이스갤러리의 전속 작가인 엘름그린&드라그셋은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 'Spaces'를 개막했다. 북유럽의 듀오 아티스트인 엘름그린과 드라그셋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내에 대형 수영장과 집, 레스토랑을 만들었는데 일상생활의 공간이 디지털과 물리영역 사이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그 사이에 깃든 인간의 내밀한 내러티브를 쫒고 있다. 프리즈서울 기간 중 개막한 여러 건의 미술관 전시 중 엘름그린&드라그셋 전시는 가장 재기발랄하면서도 많은 상상력을 품고 있는 전시다. 내년 2월 23일까지 이어진다.

페이스갤러리의 또다른 전속작가인 카일리 매닝은 서울 마곡동의 스페이스K에서 '황해'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지난 8월 개막해 오는 11월10일까지 연다. 카일리 매닝의 회화는 프리즈서울에도 출품됐다.

[서울=뉴스핌]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막한 한국계 미국 작가 아니카 이의 영상작품. 아니카 이는 글로벌 미술계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면서도 짜임새있는 작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작가다. 박테리아 꽃 기계 곤충 등을 작품에 대입시키거나 확장시켜 독특하고 변화무쌍한 작품을 구현하고 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05 art29@newspim.com

미국의 성격있는 갤러리인 글래드스톤과 독일 갤러리인 에스더쉬퍼는 소속 작가인 한국계 아티스트 아니카 이가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5일 작품전을 시작해 무척 고무된 상황이다. 아니카 이는 리움에서 '또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이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오는 12월 29일까지 연다.

박테리아 꽃 기계 곤충 등 미술영역에서 그닥 다뤄지지 않은 대상을 작품화한 전시로, 이로써 리움은 '감각의 실험실'이자 시시각각 달라지는 미묘하고 영적인 공간으로 변모했다. 글래드스톤과 에스더쉬퍼는 아니카 이의 작품을 각각 프리즈서울에 내놓았는데 대단히 실험적인 작품임에도 컬렉터들의 반응은 썩 좋은 편이다. 

이밖에 미국 화랑인 리만머핀은 소속작가 서도호가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을 개막했고, 영국의 리슨갤러리는 마르쿠스 뤼페르츠(독일)가 대전 헤레디움 미술관에서 9월 1일 전시를 개막하는 등 유력 화랑에 소속된 작가들의 국내 미술관 전시는 올가을 더욱 확산됐다. 이로써 2024년 가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미술로 뜨거운 열기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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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논술 효력정지' 이의신청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효력을 정지한 법원에 연세대학교가 다음달 13일 합격자 발표 전까지 본안소송 판결을 선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연세대는 18일 입장문을 통해 "가처분 결정의 취지를 존중하며, 입학시험 관리와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야기한 점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입시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법원의 최종 판결을 최대한 신속히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절차적 이의신청을 제기했다"고 했다.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도중 한 고사장에서 시험지가 일찍 배부돼 문제 사전 유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의 모습. [사진=뉴스핌DB] 이어 "이는 이번 논술시험에서 제기된 의혹과 무관한 다수의 수험생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본안 소송의 판결 결과 및 기일에 따라 후속 절차 등 2025학년도 대학 입시를 온전히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부장판사 전보성)는 15일 수험생 18명 등 총 34명이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해당 전형은 집단 소송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입시 절차가 중단된다. 이번 결정으로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 계열 논술 시험은 판결 선고가 이어질 때까지 합격자 발표가 중지될 전망이다. 다만 재판부는 '재시험 이행'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연세대 측은 가처분 결과가 난 당일 재판부에 이의신청서와 이의신청에 대한 신속기일 지정신청서를 제출했다. hello@newspim.com 2024-11-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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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전자' 밀리자 7년만의 결단..."회장님 감사합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한 때 주가가 4만원까지 밀렸던 삼성전자가 결단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별 다른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7년 만에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매입 규모는 모두 10조원으로 향후 1년간 분할 매입하기로 했다. 지난 6월말 기준 425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은 우선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스핌DB] 삼성전자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향후 1년간 총 10조원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 이 중 3조원의 자사주는 3개월 내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인 자사주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다. 나머지 7조원 어치 자사주에 대해서는 자사주 취득을 위한 개별 이사회 결의 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4일 4만9900원으로 장을 마치며 끝내 '4만전자'로 추락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를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6월 15일 이후 4년 만이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00조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8월 8만원을 넘어서며 '10만전자' 기대감을 밝혔던 삼성전자 주가는 뚜렷한 반등의 기회 없이 속절없이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매도한 영향이 컸다. HBM 경쟁력 확보에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대한 불안 심리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 8일까지만 해도 5만7000원선을 유지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3거래일 만인 지난 13일 5만600원까지 밀렸다. 트럼프가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의한 보조금 지원에 부정적인 데다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무엇 보다 삼성전자의 자체 경쟁력 상실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 3분기 시장기대치를 밑도는 3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파운드리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했고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반성문을 낸 이유다.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다행히 반등에 성공해 하루만에 '4만전자'를 탈출했다. 이날 주가는 전날 대비 7.21% 반등해 5만3500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4만전자'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7년 만에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5년에도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3개월간 1회차 규모로 4조2000억원어치를 매입하기로 했다. 자사주 매입 계획이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한 주식토론 커뮤니티에는 "이재용 회장님 감사합니다"라며 추가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달라는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 계획이 너무 늦었다는 의견도 있다. "'6만전자'가 무너졌을 때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으면 이렇게 미끄러지지 않았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자사주 매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근원적인 기술경쟁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정된 올 연말 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조직개편으로 삼성전자의 쇄신 의지를 시장에 확실하게 심어줘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syu@newspim.com 2024-11-1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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