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휴머노이드가 집으로 들어오기 전에

기사입력 : 2024년09월09일 08:02

최종수정 : 2024년09월09일 08:21

하민회 (이미지21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드디어 일반 가정집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테스트한다. 주인공은 노르웨이 로봇 스타트업 1X 테크놀로지가 만든 시제품 '네오 베타'(NEO Beta).

챗GPT를 장착해 자연어 명령을 이해하고 5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네오는 키 1.67m, 보행 속도는 시속 4km, 한번 충전 시 4시간까지 작동이 가능하고 약 20kg가량의 짐을 옮길 수 있다. 주로 집안일을 돕거나 심부름 등을 수행하는 용도다.

흥미로운 건 네오의 체중이다. 경쟁사인 테슬라 옵티머스 젠2는 57kg, 피규어 02는 70kg인데 반해 네오는 그 절반에 해당하는 30Kg, 어린 아이 체중과 비슷하다.

네오가 덩치에 비해 가벼운 무게를 가질 수 있는 건 다른 여러 휴머노이드처럼 단단하고 묵직한 플라스틱이나 금속 피부 대신 인간의 근육이 있을 수 있는 곳에 쿠션 삽입물이 들어간 점프 수트를 입어서 이다. 금속 유압장치 대신 인간의 근육과 비슷한 구조를 차용해 얼핏 보면 로봇 옷을 입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베른트 뵈니히 1X CEO는 안전을 강조한다.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인간과의 물리적인 충돌을 대비해 외피를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를 택했을 뿐 더러 로봇의 끼임 지점도 없앴다고 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기존 휴머노이드들이 배치된 공장 물류창고 등의 산업현장과 달리 가정은 어린이, 노약자, 반려동물이 함께 지낸다. 예상치 못한 상황과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과 로봇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네오의 가정 입주 테스트는 휴머노이드가 한 걸음 더 우리 삶에 가까워졌음을 보여준다.

지난 31일 사용자의 외출을 돕는 네오의 영상이 공개됐다. 허리를 굽혀 바닥에 놓인 백 팩을 집어 들어 사람에게 건네는 움직임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잘 훈련된 모습이다.

1X 휴머노이드는 '엔드투엔드(end-to-end) 방식'의 학습이 특징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학습하는 엔드투엔드 방식은 인식, 의사 결정, 행동 등의 단계를 나눠 각각 따로 훈련하는 전통적인 로봇 학습과 달리 수행의 전체 과정을 하나의 큰 신경망 모델로 학습한다. 특정 작업을 여러 번 시도하면서 오류를 줄이고,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자동 최적화가 가능해서 휴머노이드의 새로운 훈련법으로 꼽힌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 [사진=업체]

하지만 인간이 설계한 규칙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통한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만큼 효율성은 높지만 대규모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품질이 낮으면 학습 결과 역시 부정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1X는 네오의 전신 모델인 이브 30대를 가정과 사무실 등으로 꾸며진 장소에서 상자를 옮기거나 정해진 위치에 물건을 두고 사무실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여닫는 등의 일상 생활에 필요한 일을 자율적으로 훈련시키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해 가사 노동과 인간과 로봇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한 기본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학습한 네오는 달걀을 옮기고 와인잔을 꺼내고 커피를 내리는 등의 섬세한 작업도 해낸다.

그 동안 로봇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개발에서 '손'과 '두뇌' 개발에 공들여 왔다. 압력 대신 전기부품으로 대체해 한층 정교해진 '손'에 AI기술이 '두뇌'역할을 하며 휴머노이드는 비약적인 성과와 시간 단축을 이뤄내고 있다. 최근 피겨AI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를 탑재해 AI추론 성능을 기존 대비 3배 높여 로봇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판단 처리하는 능력을 갖췄다. 로봇에 시각과 촉각 기능을 강화해 양질의 데이터 확보도 가능 해졌다.

남은 것은 인간의 행동 데이터에 대한 학습.

"하루 최대 30파운드(약 13㎏)의 무게를 들고 7시간 이상 걸을 수 있어야 함. 하루 종일 서 있고, 앉고, 걷고, 몸을 구부리고, 웅크릴 수 있어야 함. 신장 조건은 170~180㎝. 시급은 25달러(3만3000원)~48달러(6만4000원), 복리후생 제공."

[사진 = 셔터스톡]

8월 초 테슬라 홈페이지에 올라온 '데이터 수집 운영자'. 채용 공고다. 이들이 모션 캡처 수트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수행하는 모든 동작들은 디지털화된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훈련시키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목적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데이터 수집 운영자 50명 이상을 고용했다.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드마캣은 지난해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였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8년 138억달러(약 18조40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월 한 보고서를 통해 "AI발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은 전기자동차와 스마트폰 다음으로 일상생활에서 지배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놓치지 않아야 할 결정적인 때가 왔다. 집집 마다 거실에 휴머노이드가 놓이기 전에 우리는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견하고 하나씩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언제나 기술은 생각보다 빠르고 합의는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한 공장 조립 라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직원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2020.10.14 goldendog@newspim.com

그렇다면 휴머노이드가 일상의 조력자로 우리 곁에 섰을 때 어떤 문제를 예견할 수 있을까?

가장 우선적으로는 프라이버시 문제. 휴머노이드가 카메라, 마이크, 센서 등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학습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개인정보나 일상적인 대화, 행동 패턴 등이 데이터로 수집된다. 자칫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사전에 개인정보 보호규정을 강화하고 수집된 데이터의 사용, 저장 등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사용자의 데이터 제어 옵션 등이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

해킹 대응과 보안도 강화되어야 한다. 인터넷에 연결된 휴머노이드는 언제든 해킹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 보안시스템까지 침입이 가능하다. 암호화 기술 등을 통한 강력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윤리적인 문제도 있다. 휴머노이드가 가정 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경우 과연 윤리적으로 적절할까? 사용자가 로봇에 심적 물적으로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로봇이 인간의 자유를 제한할 우려는 없을까? 사용자와 로봇의 판단이 다를 때는 어떤 선택이 우선 되어야 할지도 정해질 필요가 있다.

미래 기술에 대한 대응 준비는 서두를수록 좋다. 우리는 SNS의 폐해를 경험했고 딥 페이크 범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치인 연예인 대상의 딥 페이크 가짜뉴스 문제가 거론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법적으로 엉성한 상태다.

부모님 댁에 안심하고 휴머노이드 한 대 놓아드리려면 기술의 잠재적 위험성까지 살펴보는 섬세한 눈과 관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테슬라의 로봇 옵티머스 [사진=업체 제공]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화영, 대법서 징역 7년8개월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사진은 이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9년, 쌍방울로 하여금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보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산하기관인 킨텍스 대표로 재직 중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중 2억5900여만 원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을 합해 총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려 했다는 검찰 측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총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만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개월 및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 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각각 주문했다. 1심 형량과 비교해 1년 10개월이 감형됐다. 2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만 북한 측에 밀반출됐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이 중 200만 달러는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으로 대납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범행 후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스마트팜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고 남북간 평화조성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점, 김성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등 이익을 도모한 사정도 있고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비용 대납을 강요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뇌물수수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성, 뇌물귀속 주체와 고의,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서 정치자금과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05 10:45
사진
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