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2' 인터뷰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인 필모그래피를 허투루 할 수가 없잖아요. 그 역할을 생각하면 제가 떠오른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노력하고 있는 거죠."
2015년 개봉해 1000만 관객을 운집한 영화 '베테랑'이 9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1편에서 재벌3세와의 통쾌한 액션을 선보인 황정민이 2편에서도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로 돌아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황정민 [사진=CJ ENM] 2024.09.10 alice09@newspim.com |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다른 작품보다 더 떨리는 것 같아요. 1편의 영광이 워낙 크다보니까 2편에 대한 부담도 있는 것 같아요. 더 떨려요. 관객이 이 작품을 어떻게 봐줄지도 모르겠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보고 나서 너무 좋았어요(웃음). 1편에 영광이 2편에 어떻게 작용될지 궁금하네요."
1편은 베테랑 광역수사대와 유아독존 재벌 3세 조태오와의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었다. 서도철을 중심으로 한 광역수사대가 범죄자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오락액션 덕분에 관객은 1000만을 달성했다. 그리고 2편은 무려 9년 만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2편 앞두고 고민한 부분은 특별히 없었어요. 1편을 봤던 관객 이야기를 들어보면 '벌써 9년이 됐어?'라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명절이나 이럴 때 TV에서 많이 보다보니까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지 모르셨던 것 같아요. 그래도 9년이란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금방 2편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1편에서 입었던 의상을 그대로 입기도 했고요. 제 마음 속에는 늘 서도철이 있었기 때문에 2편을 하게 되면 언제든 꺼내서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황정민 [사진=CJ ENM] 2024.09.10 alice09@newspim.com |
1편에서는 폭행과 마약 등의 범죄를 일삼는 재벌 3세를 잡기 위한 내용이었다면, 2편은 조금 더 내용이 다각화됐다. 정해인(박선우 역)이 새롭게 합류했고, '1편의 내용을 재탕하지 않겠다'라는 류승완 감독의 말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1편보다 확실히 다각화됐다고 생각해요. 복잡해지기도 했고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이 영화에서 서도철이 왜 그 연쇄살인범을 심폐소생했을까가 중요한 거였어요. 그 사람을 살린 이유가 중요한 거였죠. 잘못을 했으면, 죄를 지었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잖아요. 그게 기본이고요. 그런데 그런 것조차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그 살인자를 살린 거예요. 좋은 살인이 있고, 나쁜 살인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살인은 살인일 뿐이에요.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요. 그 벌을 주는 사람이 분명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우리가 영화로써 보여준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1편으로도 큰 사랑을 받은 만큼, 황정민 역시 2편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베테랑' 속 황정민이 연기한 서도철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저한테 정말 고마운 인물이자 역할"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황정민 [사진=CJ ENM] 2024.09.10 alice09@newspim.com |
"2편에 대한 만족은 분명 있죠. 2편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났고요. 배우가 시리즈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되게 큰 영광이니까요. 저는 배우가 되고 나서부터 시리즈물 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대부', '다이하드' 등 시리즈물을 보고 자라서 저한테는 큰 영광이었죠. 또 서도철이라는 역할 자체는 상품화가 되어 있는 인물이잖아요. '베테랑'하면 서도철이 떠오르는 것처럼요. 저한테는 정말 고마운 인물이자 역할이죠. 1편을 보셨던 분들도 이번 작품을 좋게, 재미있게 봐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최근 연극 '맥베스'를 전 회차 매진으로 성료한 황정민은 그간 영화 '서울의 봄', '크로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등으로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해 30년차가 됐음에도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을 내비쳤다.
"스스로 작품을 할 때 자존심이 있어요. 제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인 필모그래피를 허투루 할 수가 없잖아요. 각 작품의 역할을 할 때, 다른 사람이 안 떠오르고 '황정민이 생각난다'라는 말을 들으면 너무 좋잖아요. 그런 말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죠. 제가 직업으로 따져봤는데 의사 역할은 아직 한 번도 안 해봤더라고요. 의사도 해보고 싶고, 또 아이가 7살이라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가족영화도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