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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그래도 전기차의 시대는 온다

기사입력 : 2024년09월19일 09:03

최종수정 : 2024년09월19일 09:03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자동차 업계를 취재하기 시작하며 자연스레 주변 지인들과 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많아졌다.

운전 경력은 20년이지만, 보통의 40대 남자에 비해 차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적었던 기자가 지인들에게 궁금했던 것은 전기차였다.

               산업부 김승현 차장

글로벌 탈탄소 시대에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며 대안으로 수소차와 함께 전기차가 차세대로 떠오르는 흐름이었지만, 최근 인천 청라 아파트 등 잇단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phobia, 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 축소, 충전소 부족, 얼리 어답터(신제품을 일찍 소비하는 수요층) 감소 등의 이슈가 맞물리며 전기차 시장은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장애) 단계에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구매력이 있고 향후 수요도 분명한 30~40대 지인들은 대체로 전기차에 대해 우호적이었다. 우호적인 이유 역시 "몰아보면 정말 편하고 싼 걸 알게 된다"로 대동소이했다.

전기차를 운행해 본 경험이 없어 '회생제동'(전동기를 발전기로 동작시켜 그 발생 전력을 전원에 되돌려서 하는 제동 방법)도 몰랐던 기자로서는 무엇이 편한지가 궁금했다.

전기차를 보유하고 있거나 구매 의사가 있는 지인들은 (회생제동을 활용해) 가속 페달에서 발만 떼면 속도가 급감하니 습관이 되면 운전하기도 편한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차량 관리가 쉽다는 점을 이구동성으로 꼽았다.

내연기관 차는 대체로 매 1만~1만5000km 혹은 1년 정도 주기로 엔진오일을 갈아야 한다. 또 미션오일, 연료 필터 등 몇 만km가 넘어가면 교체해 줘야 하는 것들이 많아서 4~5년 이상 운행하면 관리할 것들이 늘어간다.

전기차는 그런 것들이 일체 없다는 게 그들이 꼽는 장점이었다. 또한 중동에서 분쟁이 나면 기름값 걱정에 주유소에서 줄을 서야 하는 내연기관 차 오너들과 달리 전기차는 충전 비용이 저렴해 오래 탈수록 확실히 그 효과를 알게 된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했다.

일반화하기 어려운 표본이지만, 지인들의 평가를 들으면서 결국 전기차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친환경에 대해 커지는 글로벌 공감대도 전기차 시대가 올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 소비자, 즉 수요자들이 꼽는 장점이 '편리함'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라면 그러한 상품이 팔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잇단 전기차 화재로 일부 아파트와 상가 건물에 '전기차 주차 금지'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가 안전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또 정부와 국회가 적시에 적절한 안전 관련 정책과 입법을 지속한다면, 당장 5~10년 내는 아닐지라도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의 논리만으로도 전기차가 대세인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 무리는 아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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