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7일 기관 순매도액 146억…4일엔 949억
경영권 분쟁 지속…공개매수가 인상 기대에 '관망'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양측이 공개매수가를 연이어 인상하며 '치킨게임' 양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공개매수가는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 경쟁의 캐스팅보트가 될 기관투자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생각보다 주춤한 상황이다. 양측이 공개 매수가격을 83만원까지 인상한 상황에서 고려아연측의 재반격이 예상되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그랑서울 [사진=고려아연] |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MBK 연합은 지난 4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75만원에 83만으로 올린다고 공시했다. 최소매입수량 역시 삭제하며 최 회장과 같은 가격, 조건을 형성하게 됐다.
영풍·MBK연합측의 재공시로 공개매수 기한이 14일까지 연장된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은 상황을 신중하게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고려아연 기관계 순매도액은 146억원이다. 직전 거래일인 4일 순매도액은 949억원으로 이틀 간 액수를 합해도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이 같은 기관의 움직임은 고려아연측이 영풍·MBK 연합에 대응해 공개매수가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개매수가와 조건이 같은 현 상황에서는 기간, 세금 등 조건들을 따졌을 때 연합쪽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법인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세금에 따른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상황이 다르다. 우리나라와 조세 협약을 체결한 국가의 법인은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하지 않지만, 고려아연의 경우 배당에 대해 최대 22.5%의 세율이 적용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이 83만원으로 동일하고 최소수량 제한도 없기 때문에, 어느 쪽에서 불리하다는 판단이 있다면 (공개매수금액을) 올릴 것이고, 그에 따라 주가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 회장이 이날 '이사회에서의 긴급한 의사결정'을 이유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하지 않은 것을 놓고 공개매수가 인상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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