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한국 문학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한국 작가 한강(54)이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생명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20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아시아 여성 첫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 [사진= 뉴스핌 DB] |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한국시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림원은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한다"라는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상금은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10만 달러)이다.
수상작으로 꼽은 작품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다. 그녀가 성장한 도시 광주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광주 민주항쟁)을 기반으로 정치적 함의와 시적인 상상력을 사용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아방가르드 작가 찬쉐를 노벨 문학상 수상 1순위로 꼽고 있었다. 한강의 수상은 놀라운 일이다. 예측을 깨고 한강이 노벨상을 수상했다"라며 "한국 문학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한강의 수상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스웨덴 아카데미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번 수상은 작가의 경력에 대한 찬사이자, 한국 문학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라고 평했다.
[자료= 노벨상 위원회] |
한강 작가는 2000년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노벨상을 받은 한국인이며, 문학 분야에서는 아시아 여성 최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번째, 아시아 작가 수상은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 노벨 위원회 안데르스 올손 회장은 "한강 작가는 신체와 영혼, 생존자와 고인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에 혁신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1970년 출생인 한강은 소설가 아버지 한승원에게 문학적 영향을 받았다. 1993년 시집출간을 통해 문단에 데뷔했으며, 1995년 단편집 '여수의 사랑'으로 작가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첫 수상했으며 최근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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