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정말 놀랍고, 매우 영광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한림원은 한강이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수상작으로는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가 꼽혔다.
노벨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사진=뉴스핌DB] |
한강(54) 작가는 문학 분야에서 아시아 여성 처음으로 수상했다. 2000년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노벨상을 받은 한국인이며, 아시아 작가로서는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의 수상이다.
한강은 노벨상 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놀랍고, 매우 영광스럽다"며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마쳤을 때 이 소식을 들었다. 우리 둘 다 정말 놀랐다"라고 말했다.
한강은 한국 최초의 문학상 수상자로서의 소감과 영감을 준 여러 작가들의 영향에 대해 "그들의 노력과 강인함이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국제적으로 성공을 거둔 작품 '채식주의자'의 집필 과정도 언급했다.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한 노벨상 홈페이지. |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그는 "영광스럽고,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친구들,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길 바란다"라고 했다.
큰 영감을 준 작가들에 대해 그는 "특정 작가를 꼽는 것은 어렵지만, 어린 시절 많은 작가님들이 저에게 집단적으로 영감이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언급하며 "삶과 죽음에 관한 제 질문들과 잘 어우러졌다"고 했다.
한강은 2023년 '채식주의자'로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을 받았다. 그는 "이 소설을 쓰는 데 3년이 걸렸고, 그 기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운 시기였다"라고 회상했다.
자신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작별하지 않는다'가 시작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소년이 온다'와도 직접 연결된다"고 말했다.
한강은 "오늘은 일하지 않고, 책을 읽고 산책을 하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며 "아들과 차를 마시며 조용히 축하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그는 서울 자택에 머물고 있다.
1970년 출생인 한강은 소설가 아버지 한승원에게 문학적 영향을 받았다. 한승원과 한강은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부녀 2대가 수상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1993년 시집 출간을 통해 문단에 데뷔했으며,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첫 수상했다. 최근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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