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연내 건축법 개정안 발의…주거시설 불법 전용 논란 종식
복도폭, 주차장 등 건축기준 충족 규제 유연하게 적용…기부채납 등 적정비용 부담
기존 생숙, 이행강제금 부담 2027년 연말까지 유예…신규 생숙, 숙박업만 분양 허용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정부가 기존 총 11만여실의 생활형숙박시설(생숙)에 대해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전용시설로 용도전환하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
또 논란이 일었던 강제금 부과절차 개시는 내년 9월까지 숙박업 신고 신청하거나 용도변경 신청한 소유자에 한해 2027년 연말까지 유예된다. 단, 신규 생숙시설은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신고 기준으로만 분양이 허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내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기존 생숙시설이 주거시설로 불법 전용돼 왔던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을 '준주택'으로 인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사진=뉴스핌DB] |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소방청 등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경기도, 인천광역시 등 17개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생활숙박시설 합법 사용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기존 생숙시설은 숙박업 미신고 물량 5만2000실, 공사 중 물량 6만실이 여전히 주거 전용시설로 불법 전용되거나 불완전 판매 논란 가능성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국토부는 신규 생숙시설에 대해선 숙박업 신고 기준 이상으로 분양이 허용되도록 연내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숙박업은 공중위생법 시행규칙상 30실 이상 또는 건축물 1/3 이상 또는 독립된 층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생숙 건설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개정 사항은 건축법 개정안 시행일 이후 최초 건축허가 신청분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생숙 시설에 대해선 숙박업 신고 또는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 생숙시설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는데 걸림돌 작용했던 복도폭, 주차장 등 건축기준 충족 규제를 현실적이고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복도폭은 이번 지원방안 발표일 기준인 16일 이전에 최초 건축허가를 신청한 생활숙박시설에 대해 피난·방화설비 등을 보강 주거시설 수준의 화재 안전성능을 인정 받을 경우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이 허용된다.
생숙 주차장 설치 대안별 비교 [자료=국토부] |
주차장은 내부 주차공간의 확장이 어려운 경우 인근 부지 확보에 외부 주차장을 설치하거나 자체적으로 주차장 확보가 불가능한 경우 지자체에 상응하는 비용을 납부하도록 했다. 또 지역 여건상 주차장이 필요 없는 경우 등은 지자체 조례 개정을 통한 주차기준 완화 등 다양한 대안이 제공된다.
지자체가 수립한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오피스텔 입지가 불가능한 지역은 기부채납 방식 등을 통해 오피스텔 입지가 가능하도록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적극 검토된다.
국토부는 서울시 마곡 르웨스트의 경우 200억원 규모의 기부채납(소유자 분담)을 병행하며 해당 지역에 오피스텔 입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지구단위계획이 지난 8월 변경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16일 이전에 최초 건축허가를 신청한 생활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경우 오피스텔 전용출입구 설치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전용면적 산정 시 안목치수를 적용하지 않되, 관련 사항을 건축물대장에 명기하도록 오피스텔 건축기준을 개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용도변경 과정에서 각 지자체가 기존 용도변경 생숙 소유자 및 준법 소유자와 형평성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구단위계획 변경(기부채납) 또는 복도폭(안전성능보강), 주차장 기준(주차장 확보 또는 비용부담) 충족 과정에서 용도변경 신청자들이 적정 비용을 부담하도록 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숙박업으로 신고하는 생숙의 경우 이번주 중 보건복지부에서 조례개정 예시안을 시·도에 배포해 시·도 조례개정을 독려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음달부터 생숙 소유자 대상 지자체 담당자 등 정보를 담은 안내문 발송, 숙박업 신고 및 운영방법 등에 대한 설명회 개최를 통해 합법 사용을 촉진해 나갈 예정이다.
각 지자체별로 생숙 지원센터가 설치 운영되고 이행강제금 부과가 유예된다. 각 지자체는 11월 말까지 지자체별로 미신고 생숙 물량 규모에 따라 국토부가 배포한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생숙 지원센터를 설치하거나 전담 인력을 지정해야 한다.
생숙 지원센터는 생숙 소유자 및 사업자 대상 지자체별 생숙 정책방향 안내, 숙박업 신고 및 용도변경 컨설팅, 주민협의체 운영 지원 등을 통해 합법 사용을 적극 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관계법령·조례 개정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해 내년 9월까지 관할 지자체의 생숙 지원센터나 담당자를 통해 숙박업 신고 예비신청 또는 용도변경을 신청한 소유자에 대해서는 2027년 연말까지 이행강제금 부과절차 개시가 유예된다.
장우철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이번 대책으로 생숙 소유자들이 현실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비용으로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은 생숙 소유자는 이행강제금 부과 유예가 종료되기 전에 관할 지자체의 생숙 지원센터를 찾아 숙박업 신고 또는 오피스텔 용도변경을 신청하는 등 지자체와 적극 협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dbman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