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852억원, 영업이익 545억원
FDA 승인 이후 마일스톤 804억원 수령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유한양행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배 가까이 급증했다. 폐암 신약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며 수백억 규모의 마일스톤을 수령하면서다.
미국에서 렉라자 처방이 이뤄지면서 로열티 수령에 따른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매출 2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사진=유한양행] 2024.07.01 sykim@newspim.com |
유한양행은 올 3분기 별도기준 매출 5852억원, 영업이익 545억원을 달성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8%, 690.6%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37억원으로 85.1% 늘었다.
영업이익이 급격히 증가한 배경은 최근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 바이오테크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했고 최근 상업화 기술료 6000만 달러(약 804억원)를 수령한 바 있다.
실제 분기별 사업 실적을 보면 라이선스 수익이 총 982억원으로 약품 사업 다음으로 매출액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무려 19494.8% 증가한 수치다.
렉라자의 미국 진출로 유한양행의 실적 개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렉라자 처방이 본격화되면 현지 매출 10% 이상의 판매 로열티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존슨앤드존슨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으로 연간 50억달러(약 6조772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렉라자는 지난달 미국 의료진의 표준 치료 지침인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등재되면서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증권가는 렉라자 매출의 주요 상승 여부로 NCCN 가이드라인 등재 여부를 꼽은 바 있다.
FDA에 이어 현재 유럽·중국·일본에서도 렉라자 허가를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받게될 마일스톤 규모는 1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렉라자 처방 실적 또한 매출 성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렉라자는 지난해 6월 국내 1차 치료제로 허가가 확대된 이후 6개월 만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아 올 1분기 약 200억원의 처방액을 달성했으며 연 매출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 유한양행의 자회사 유한화학이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체결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 건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계약 기간은 내년 9월까지로 계약규모는 8089만 달러(약 1076.7억원)이다.
해당 원료는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2022년 FDA 승인을 받은 HIV 치료제 레나카파비르(판매명 선렌카)로 추정되고 있다. 레나카파비르는 최근 임상에서 HIV 예방률 100%의 임상 결과를 발표된 바 있어 유망 신약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2025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후기 임상을 진행 중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나카파비르의 약효와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전략 등을 고려할 때, 유한화학의 원료 의약품 공급액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며, 신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도 매우 높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유한양행이 렉라자의 미국 진출에 힘입어 올해 연매출 2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유한양행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839억원, 1155억원으로 전망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의 FDA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이 반영되면서 3분기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며 "미국에서 렉라자 처방이 본격화됨에 따라 앞으로 로열티 수익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