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생 복귀 조건 유지·동맹 휴학 불가
이주호, 의대 설치 40개 대학 총장들과 간담회
[세종·서울=뉴스핌] 김범주·조준경 기자 = 교육부가 '의대생들에 대한 휴학'을 승인하기로 전향적으로 입장을 전환하면서 8개월 가량 경색된 의료계와 정부의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의과대학이 설치된 40개 대학 총장들과 영상 간담회를 열고, 의대생 휴학 승인 여부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뉴스핌DB |
이날 교육부는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며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들에 대해 개인 휴학을 승인하기로 했다. 2025학년도에는 의대생들이 학업에 복귀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과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은 승인 사유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의대생들의 휴학 승인은 의료계와 대학들이 꾸준히 요구한 사항이지만, '동맹 휴학'에 대해서는 승인이 어렵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앞서 지난 6일 교육부가 공개한 '조건부 휴학' 방안에도 이 같은 정부 원칙이 반영됐다. 2025학년도 새학기 시작과 함께 수업에 복귀할 의사를 밝힌 의대생에 대해서만 휴학을 승인하기로 했다.
내년에도 수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대학은 해당 학생에 대해 제적 또는 유급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올해 2학기 개강에도 불구하고,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면서 대학들의 소송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여야정의정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던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의대생 자율 휴학 승인'을 조건으로 내걸고 정부를 압박했다.
의대협회는 지난 24일 의대 총장들에게 공문을 통해 '조건 없는 휴학 승인 허용'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날 거점국립대 총장들은 건의문을 통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휴학을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하자 교육부가 '조건없는 휴학'을 승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휴학 승인' 방침에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기로 한 의료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제자인 의대생들의 고통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의학회와 KAMC가 정부에 요구했던 '조건 없는 휴학' 처리를 정부가 승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체의 노력들을 통해 정부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에 내려졌던 부당한 압박과 인권침해를 거둬들이고 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복귀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태도로 변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계속되는 윤석열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속 경기도의사회 악법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하는 '제48차 의료농단 사법만행 규탄 집회'가 19일 저녁 서울 정동 대한문 앞에서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2024.10.19 yym58@newspim.com |
이종태 KAMC 이사장은 "학생들의 휴학도 처리가 안 된 상황에서 (정부와의 대화에) 나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어 처리를 요청했고, 교육부도 화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출발을 막는 돌 하나가 치워진 것으로 평가한다"며 "(다른 단체들도) 요구 조건을 모두 이야기 하기에는 시간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 주시고, 정부와 여야도 전향적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의학 교육의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한편 교육부 조치에도 의료계 전반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는 부진할 것이라 관측도 나온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은 "이번 교육부 결정으로 우리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며 "2025학년도 정원에 대한 논의가 포함돼야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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