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전세값 76주째 상승…상승폭 '축소'
이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입주물량 한 곳 집중…효과 크지 않을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하락 반전의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약 1만 가구에 달하는 서울에서 6년 만의 최대 규모 입주물량인데다 시장에서도 전세매물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이미 오른 전세 가격의 여파로 세입자들이 기존 거주지 재계약을 하면서 거래가 줄어드는 점 역시 전세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는 데다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세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당분간 전셋값 상승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로 상승세가 꺾일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김보나 인턴기자] |
◆ 서울아파트 전세값 76주째 올라…상승폭은 줄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76주째 오르고 있지만 상승폭이 축소된 가운데 이달 1만2000여 가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로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0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8% 올랐다. 10월 둘째 주 0.10%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0곳의 전세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금천(0.06%), 종로·강동(0.05%), 관악(0.04%), 광진·동대문·동작(0.03%), 강북·구로(0.02%) 송파(0.00%) 등이다. 특히 강남구(0.23%→0.18%), 성동구(0.19%→0.16%), 용산구(0.18%→0.13%) 등 주요 지역 상승폭도 축소됐다.
대출 규제 영향과 가격 급등 피로감으로 매수자 관망세를 보이며 매물이 적체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서울지역 전세 매물은 빠르게 쌓이고 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서울 전세 매물은 17개 시·도 가운데 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지난달 1일 기준 5030건에서 6060건으로 2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2만8690건에서 3만1984건으로 11.4% 증가했다.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했다. 여기에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제한하면서 거래도 얼어붙었다. 특히 최근 몇 달 동안 금리를 동결시키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은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서울 전세 거래량은 지난달 말 기준 7186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1만 3658건) 대비 47.3%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1만~1만3000건 수준을 기록했지만 지난 9월 7883건으로 대폭 줄어든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 이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입주물량 한 곳 집중…단기 효과에 그칠 수도"
이런 가운데 이달 서울 강동구에 1만2000여 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포레온을 포함해 총 1만2784가구가 입주하면서 상승세가 보합 전환이나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2018년 12월(1만3022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강동구는 물론 광진구, 송파구 등 인접한 지역의 전세 수요도 흡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 매물은 3022건에 달한다. 두세 달 전만 하더라도 2000건을 밑돌던 매물이 점차 늘어나면서 전세 가격이 현 수준에서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서울의 공급 부족 이슈가 이어지는 데다 입주 물량이 다소 한곳에 치우쳐 있어 전반적인 전셋값 하락으로 돌아서기엔 힘들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일부 재건축 단지와 신축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경신되는 등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SK리더스뷰' 전용 84㎡는 지난달 12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9월 갱신 계약을 제외한 신규 계약 금액이 11억 3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7000만원 올랐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116㎡DF 타입의 경우 지난 7월 25억원에서 6억원가량 오른 31억원으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물량이 많긴 하지만 6개월 동안 기간이 주어져 한꺼번에 몰리지 않고 지역이 한정적인 만큼 전체적인 시장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입주가 임박했음에도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으면서 전세 매물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지가 우수하거나 신축 단지에서는 여전히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입주장 효과가 전세 가격을 하락세까지 돌려세우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