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정정 요구 전후 시장 관계자들 만나
기관·연기금 등 주주 및 이해관계자 조언 경청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후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서울 여의도를 찾아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의 경영권 확보를 '국가 기간 산업에 대한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경영권 방어에 나선 고려아연이 금융 감독원의 정정 요구 이후 주주들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그랑서울 [사진=고려아연] |
8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관계자들은 최근 여의도에 있는 증권사들을 잇달아 방문하고 투자자들을 만나 일반 공모 유상증자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을 결의했다. 신주 물량 중 약 20%인 74만6530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80%는 일반 공모한다.
자사주 공개매수 후 발표된 유상증자 소식에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이에 대해 정정 신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며 제동을 건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려아연은 시장 관계자들로부터 구체적인 입장을 듣고 앞으로 방향에 대해 소통하기 위해 여의도를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을 만난 시장 관계자들은 우려를 전하며 주주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장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내세운 국민 주를 통한 국민 기업 도약이라는 명분이 적절하다고 하더라도 일반 공모의 시기와 목적 등에 대해 많은 투자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시장 여론을 들은 고려아연의 선택이다. 금감원은 정정 요구를 통해 공개 매수 이후 곧바로 일반 공모를 추진하게 된 배경과 구조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 등을 추가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예상보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 수위가 낮다는 평가와 고려아연 일반 공모 유상증자가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등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과 함께 가야 한다'는 외부 목소리가 더 큰 만큼, 고려아연이 이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정정 요구 이후 주식시장 반응이 하락과 상승을 오가면서 예측이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주주와 투자자뿐 아니라 고려아연 역시 시장 반응에 놀란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과 소통을 늘리면서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이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만큼 실제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