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감소로 상장폐지 가능성 가중 상황"
"MSCI 지수 편출 우려로 긴급히 유증 추진"
"'14일부터 유증 실사'는 신고서 착오 기재"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은 '기습적으로' 발표된 2조5000억원 규모 유상 증자 결정에 대해 "시중 고려아연 주식의 유통 물량을 늘리고, 이를 통해 건강하고 다양한 주주 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을 결의한 바 있다. 신주 물량 중 약 20%인 74만6530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80%는 일반공모한다.
지난달 23일 자사주 공개 매수가 종료된 후 MBK·영풍 연합과 고려아연이 남은 유통 물량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주가는 154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고려아연의 '깜짝' 유상 증자 발표 후 하한가로 직행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신주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67만원으로 최고 가격의 56%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와 유상 증자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고려아연 그랑서울 [사진=고려아연] |
고려아연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현재 진행하고자 하는 일반공모 증자 추진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조심스레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은 "회사가 일반공모 증자를 검토한 것은 23일 자기주식 공개 매수 종료 이후"라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 매수 진행과 관련해 당시 시장에선 공개 매수 종료 이후 주가가 공개 매수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고, 특히 22일과 23일 매수 물량은 자사주 공개 매수에 응할 수 없어 22일부터 주가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22일부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유동 물량 부족으로 인한 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됐고, 거래량 감소로 인한 상장폐지 가능성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었다"며 "여기에 MSCI 지수 편출 가능성까지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매우 커지게 되면서 긴급하게 해당 사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고려아연은 "실사 보고서에 14일부터라고 기재된 것은 자기주식 공개 매수 기간 동안 자사주 공개 매수에 따른 차입금 처리와 관련해 저금리의 부채 조달을 위해 증권사와 한 회사채/CP 등 부채 조달 방안을 검토한 것이 잘못 표기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사는 자료가 공개된 상장 법인이라 회사채 발행 등 부채 조달 실사 결과를 유상 증자 실사에도 거의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가 기존의 실사 결과를 사후적으로 증자에 활용하면서 14일부터 유상 증자 실사를 한 것으로 신고서에 착오 기재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한 점에 대해 양해 말씀을 드리고, 실제 사실관계를 당국과 시장에 정확하고 성실하게 설명 드리고 논란을 적극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고려아연은 "일반공모 유상 증자는 시중 고려아연 주식의 유통 물량을 늘리고, 이를 통해 건강하고 다양한 주주 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며 "적대적 M&A 과정에서 주식시장에 여러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상장기업으로서 여러 리스크 요인들이 커지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는 점을 진심으로 모든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