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확장과 해외 시장 공략 성공적
이상기후 러닝 열풍으로 낙수효과까지 누렸다
1+1 할인 지속에 업계 "브랜드 로열티 지속될까"
'프리미엄' 한계…글로벌 시장 통한 성장 노릴 듯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패션업계 비수기 속에서도 애슬레저 투톱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회복은 양사의 카테고리 확장, 공격적인 글로벌 비즈니스 전개에 따른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1+1, 파격적인 가격 할인 등에 따른 '떨이 마케팅'이 지속되면서 브랜드의 장기적인 로열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 카테고리 확장·글로벌 비즈니스에 러닝 열풍까지 도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젝시믹스를 전개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에코마케팅이 운영하는 브랜드 안다르는 올해 3분기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젝시믹스는 3분기 매출 656억원, 영업이익 45억원으로 해당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66% 늘어난 수치다.
안다르 또한 올 3분기 매출 725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영업이익은 170% 증가한 것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양사 모두 자사의 최대 실적 경신에 대해 "대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패션 산업 전반의 소비 회복 지연 등에도 수요 높은 카테고리의 개발 및 강화, 글로벌 비즈니스의 공격적 전개로 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자평했다.
실제 이들 회사는 애슬레저룩에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스윔, 러닝, 골프웨어, 언더웨어 등 카테고리를 적극적으로 확산했다. 남성 팝업스토어 운영 등을 통해 남성 고객 포섭에도 나섰다.
글로벌 효과도 톡톡히 봤다. 젝시믹스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적극 진출하면서 해외 실적이 전년 대비 77% 성장했다. 안다르는 애슬레저 타깃 고객층이 넓은 일본·싱가포르·호주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전개 중인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안다르는 글로벌 러닝 트렌드에 힘입어 지난 9월에 지난해 레깅스 판매량을 돌파했고 마라톤 참여, 러닝 크루 앰버서더 협업 등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며 러닝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사진=안다르 제공] |
업계에서는 올해 이상기후도 실적 선방에 주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경기 악화로 골프, 테니스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운동이 침체기를 맞고 소비자들이 눈을 돌리는 시점에 가을이 길어지면서 애슬레저룩 주요 카테고리인 러닝 시장으로 수요가 몰렸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올라 비싼 옷들은 못 사더라도 운동할 때 입을 저렴한 옷 하나, 레깅스 하나 정도는 구매하는 식의 소비가 이어졌다"며 "낙수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업계 "프리미엄 도약은 한계 뚜렷…글로벌로 나갈 듯"
다만 장기적인 브랜드 로열티를 두고는 평가가 갈린다.
젝시믹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1+1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블랙프라이데이 등에 맞춰 파격 할인을 진행하는 경우는 많지만 1+1 할인까지 시행하는 곳은 거의 없다.
이는 안다르도 마찬가지다. 1+1, 혹은 셋업이나 언더웨어를 묶어 대폭 할인가로 판매하는 방식을 오래전부터 취하고 있다.
젝시믹스의 1+1 할인 카테고리. [사진=젝시믹스 홈페이지 캡쳐] |
이 때문에 성장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패션 업계는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가치가 중요한 곳이라, 일단 브랜드 헤리티지가 부족하거나 로열티가 떨어지면 장기적인 성장은 도모할 수 없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 또한 "대중성은 확보했지만 전문성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1+1 마케팅은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프리미엄으로 올리기에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관련해 한때 투자 시장에는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젝시믹스는 지분 30%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가 물밑에서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며, 안다르는 지분 전량 통매각이 추진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이에 대해 양사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추후 전략은 글로벌을 중심으로 짜여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다르 공성아 대표는 "2025년에는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성장은 물론, 애슬레저 타깃 고객층이 넓은 고소득 국가 중심의 구체적인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젝시믹스 또한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9월에만 중국 내 점포를 4개 매장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범위에 섰고, 더 반등하기는 어려우니 글로벌에 더욱 집중할 듯하다"며 "매장도 공격적으로 출점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