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달러 강세·원화 약세 고착화
12월 FOMC 점도표에 트럼프 2기 정부 전망 반영
"점도표 오를 경우 달러 강세"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하며 달러/원 환율의 고공행진이 길어질 전망이다.
'미국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고착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오는 12월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4원 내린 1395.6원에 마감됐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1391.0원에 개장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p)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달러/원 환율은 5.0원 이상 올라 1396원을 기록했다. 이후 달러/원 환율은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장중 5원 이상 올랐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있었다"며 "이후 당국의 시장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환율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2024.11.28 yym58@newspim.com |
이날 오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KBS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은 원화 약세보다 강달러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지나친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상황별 대응 계획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기준금리 인하 결정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변동성을 관리하는데 외환 보유고가 충분하고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며 "국민연금과 통화스왑 만기가 12월 말인데 종전보다 상당 정도 폭을 늘리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 '강달러' 지속…12월 FOMC의 '트럼프 2기 정부' 전망 주목
외환당국 의지에도 원화 약세 및 강달러로 인해 달러/원 환율은 1390~1400원대가 고착화될 전망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 상단을 1450원대까지 열어 놓으며 오는 12월9~10일(현지시각) 열리는 FOMC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FOMC 회의에서 나오는 미국 경제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와 점도표(연준 위원 18명이 생각하는 시기별 금리 수준을 정리한 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꾸릴 '트럼프 2기 정부'에서의 경제 전망이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만약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가 후퇴하고 점도표도 상향될 경우 트럼프발 '킹달러' 지속으로 달러/원 환율은 시장에서 전망하는 상단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출이 감소하고 경상수지 흑자 폭도 줄 경우 수급적으로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12월 연준의 금리 동결 전망이 높은데 이는 시장에 반영되고 있고 경제전망과 점도표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관세 정책과 감세 정책, 인플레이션 변화 등이 반영돼 당초보다 점도표가 높아지면 달러 강세 요인이고 달러/원 환율 상방 요인"이라고 부연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달러/원 환율은 레벨 다운이 가능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차기 미국 정부 정책이 구체화하는데 상당 시간 소요될 가능성을 감안해 그 시점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예상한다"고 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