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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건은 사상초유 사태"…'위약금 6000억 전쟁'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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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해지 놓고 법정 소송 임박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하이브, 어도어와 갈등을 빚고 있는 그룹 뉴진스가 29일 0시를 기점으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자유롭게,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을 해 나가려고 모험을 한다던 이들은 계약해지에 대한 법적 절차에 대해서는 대답을 못한 가운데, 어도어가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싸움이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 뉴진스, 일방적인 계약 해지…어도어의 즉각 반박

뉴진스 멤버 5인 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모처에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는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에게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사항을 모두 시정하지 않으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라는 골자의 내용증명을 보낸지 14일 만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생중계 캡처] 2024.11.28 alice09@newspim.com

앞서 이들은 내용증명을 통해 어도어에 하니에게 '무시해' 발언을 한 ▲빌리프랩 매니저의 공식 사과 ▲멤버들의 동의 없이 사용된 사진·영상 자료 삭제 ▲'음반 밀어내기'로 발생한 피해 해결책 마련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과의 분쟁 해결 ▲뉴진스만의 고유한 색깔과 작업물 보장에 대해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어도어는 답변 마감 기한인 28일 공식 SNS를 통해 '아티스트의 내용증명에 따른 조치사항의 이행'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빌리프랩 측이 하니의 피해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상호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바란다"며 빌리프랩에 사과를 요구했으나, 해당 입장문 외에 뉴진스가 시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뉴진스는 이번 내용증명 및 어도어의 답변에 대해 "내용증명에 밝힌 시정기한이 오늘 밤 12시 되면 끝난다. 업무 시간이 다 끝났는데도 하이브와 현재 어도어는 개선 여지나 우리 요구를 들어줄 의지 보이지 않는다. 뉴진스는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고 어도어는 뉴진스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주장했다.

멤버 민지는 "뉴진스와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은 29일 자정부터 해지될 것을 말씀드린다. 이번 내용증명을 통해 저희 의견을 수차례 전달드렸는데 어도어의 무성의한 태도가 너무 지치고, 우리에 대한 진심이 없다는 걸 느꼈다"라며 "이미 업무시간이 지났고, 자정까지 4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어떠한 시정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 다섯 명은 29일 자정 즉시 전속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생중계 캡처] 2024.11.28 alice09@newspim.com

국내 아이돌그룹 계약이 7년인 점을 감안하면 뉴진스의 남은 계약 기간은 5년이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전속계약서를 보면 계약 해지 당시를 기준으로 직전 2년 동안 월평균 매출에 계약 잔여기간 개월 수를 곱한 금액이 위약금으로 산정되는 만큼, 뉴진스는 계약기간이 길게 남아 4000억원에서 6000억원 이상은 책정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해린은 "저희는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위반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다. 저희가 위약금을 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오히려 지금의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일어났다. 당연히 책임은 지금의 어도어와 하이브에게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어도어는 "전속계약 당사자인 어도어는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라며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들 간에 체결된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향후 일정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어도어와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도의 입장처럼, 뉴진스 멤버들이 일방적으로 해지 시점을 정하거나 통보할 수는 없다. 현재 법적으로도 어도어 및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다는 판결이 나온 것도 아니다. 통상적으로 계약해지의 경우, 아티스트가 소속사에 내용증명을 보내고, 시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아티스트는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계약을 해지하지만, 뉴진스는 "계약 위반은 하이브와 어도어가 했기 때문에 효력정지 가처분 없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의 모습. 2024.05.18 yooksa@newspim.com

뉴진스 멤버들 또한 '문제제기 후 2주 안에 답변이 없으면 계약이 해지된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포함 됐는지', '법적 조치 없이 계약 해지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한 상황이다. 어도어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계약 위반 내용이 판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뉴진스가 예정된 스케줄에 불참한다면 귀책 사유를 물 수도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이번 계약해지 문제와 위약금을 놓고 법적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 뉴진스 '계약해지' 발언에 하이브 주가 하락…평론가 "사상초유의 일"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로 인해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의 주가도 휘청거리고 있다. 뉴진스는 어도어와 함께 하이브에게도 계약 위반을 걸고 넘어진 만큼, 이번 사태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오전 9시37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브 주가는 전장보다 4.67% 하락한 19만4000원에 거래됐다. 주가는 장중 6.98% 내린 18만9300원까지 떨어졌다. 10시 33분 기준으로는 조금 회복해 2.95% 내린 19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하이브는 이달들어 주가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종가는 지난 22일부터, 뉴진스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리던 당일 장 마감까지 20만원 선을 유지했지만, 하루 아침에 종가 20만원 선이 깨지며 하락선을 그리고 있다.

이번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기자회견에 대해 업계 관계자, 그리고 평론가들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뉴스핌DB]

정민재 대중가요평론가는 "어제 뉴진스의 기자회견을 봤는데,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뉴진스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전략적인 접근이라는 생각도 든다. 현재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뉴진스의 계약서에 소속사 측에서 협조가 잘 안됐을 시,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을 근거로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아티스트가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해지할 때 이렇게 전면에 나서서 대응한 적이 거의 없다. 그런 부분에서는 아티스트의 주도적인 대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 깊었다.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그림임은 확실하다"라고 덧붙였다.

뉴진스는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민희진 전 대표와 다시 작업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사태가 모두 마무리 된 후, 민 전 대표와 다시 음악 작업을 했을 때 지금과 같은 시너지를 나올 거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정 평론가는 "민희진과 시너지는 다시 날 거라고 본다. 지금까지 뉴진스가 냈던 것은 민희진 프로듀서와 뉴진스의 합작이었기 때문"이라며 "사실 음악적으로 결과물 측면에서는 지금 어도어에 남아있는 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뉴진스의 색깔이 아예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의 어도어가 민희진이 만들었던 콘셉트, 그림, 음악을 있는데 흉내낼 순 있지만 사실 오리지널과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뉴진스의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멤버들 역시 이런 부분을 걱정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바꾸고자 용기를 낸 게 아닌가 싶다"라며 "사실 아이돌 그룹 이야기를 할 떄 만들어진 상품, 만들어진 기획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음악적 색깔을 지키려고 하는 걸 보니 더 인상 깊었다. 그래서 민희진과 어떤 형태로든 다시 만나게 된다면 지금까지 보여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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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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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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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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