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 질의
"계엄 선포, 고도의 정치행위이고 통치행위라고 생각해"
"국민에 총 겨눈 행위로 생각 안해"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과정이 적법했는지에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계엄령에 대해 '반대'라는 의견을 낸 장관이 한두명 또는 두어명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또 이 장관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고도의 통치행위"라고 답했다. 군대가 자국 국민을 향해 작전을 펼치고,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눈 사건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4.12.05 mironj19@newspim.com |
이 장관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에 참석해 '계엄령에 대해 행안부 장관은 어떤 의견을 보였느냐'는 국회 행안위 소속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지난 3일 오후 5시40분께 울산에서 외부 일정 중 호출을 받고 급하게 KTX롤 타고 용산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다'고 말씀하셨다"며 "계속 장관들이 도착해서 오후 10시께 (계엄선포를 위한 국무회의 정족수인) 성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장관들이 각자 본인의 의견을 전했고, 본인 역시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이 이 장관의 설명이다. 이 장관은 "반대라는 표현을 쓴 분은 두어 명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거기서 다 우려를 표시하고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당 채현일 의원의 질문에 이 장관은 "찬성·반대를 명확하게 표현하신 분은 없었다"며 "다만 반대라는 워딩 자체를 하신 분이 한두 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국무위원 11명이 참석했느냐는 질문에는 "언론보도에 따르면 열한 분이라고 그랬는데 아마 그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원들은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는지를 캐물었다.
이 장관은 '비상 계엄에 해당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고도의 정치행위이고 통치행위"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비상 계엄은 국민에 총을 겨눈 군사작전'이라는 지적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대통령에 계엄령 선언을 건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정부 관료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국방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이라면서도 "아주 당혹스럽고, 그런 상황에서 요건을 찾아보며 해당되는 사안을 확인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평소 계엄에 대한 생각이라도 했으면 공부라도 했을 것"이라며 "1979년 이후 계엄이 없었는데, 요건에 맞는지 여부를 즉석에서 검토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도 지시가 내려오면 법령 먼저 검토한다"며 "법률적 판단과 이성적 판단을 통해 대통령을 보좌하고, 의견을 전하는 것이 책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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