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크레딧 스프레드 0.594%p, 2일 대비 소폭 상승
증권가 "정치 불확실성에도 크레딧시장 충격 제한적"
장기화시 비우량채(A급 이하) 중심 금리 상승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국가 신용도는 물론 기업 회사채 발행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권시장에서 크레딧 스프레드는 아직까지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비우량채(A급 이하)를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9일(국내 4대 신용평가사 평균값) 기준 0.594%p로 12.3 비상계엄 직전인 지난 2일 0.592%p 대비 소폭 상승했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는 통상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종전보다 위축됐음을 의미한다.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크레딧 스프레드 상으로는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유동성 공급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크레딧 시장 충격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면서, 최대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및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 등 시장안정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국내 크레딧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다"며 "금융당국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강력한 시장안정조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이벤트로 인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 제기됐지만, 한국 신용등급 하향을 위해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며 실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돼야 등급 혹은 등급 전망 하향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
다만 국제 신용평가사 3사는 일제히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한국의 국가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S&P는 계엄 사태 여파가 한국 신용도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했지만, 장기화될 경우 부정적 전망이 붙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와 무디스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의 후폭풍이 적시 해소되지 않으면 정부 역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많은 기업의 신용등급이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며 "탄핵정국이 장기화하면 국가 신용도가 하락하고 채권 금리가 오르는 등 기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시장 불안이 지속될수록 초우량채(AAA)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고, 비우량채를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명실 연구원은 "국내 펀더멘탈 저하가 개별 기업 체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초우량물 위주 접근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