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북한

속보

더보기

[탈북민 정착스토리](19) "태풍 무서워 뱃머리 돌리면 부서집니다"...1등항해사 이전위 씨

기사입력 : 2024년12월11일 06:50

최종수정 : 2024년12월12일 02:04

"대안학교는 온실" 생각에 일반 중고에서 공부
해양대 구경 갔다가 '항해사 되겠다" 결심 굳혀
대형 컨테이너선 타면서 억대 연봉 꿈 이뤘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1등항해사 이전위 씨(32)는 고향이 북한이다. 열여섯살에 아버지와 함께 한국에 정착해 전남 목포에서 성장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에 진학해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중간에 공부를 잘하고 싶어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에서 몇 개월 공부했었다.

[서울=뉴스핌] 탈북민 출신으로 처음 1등항해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전위 씨. [사진=남북하나재단] 2024.12.11

그때 잠깐 경험한 대안학교 교육과정에 대해 전위 씨는 "그곳은 치열한 바깥세상과 분리된 온실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대안학교 교육으로는 사회에 나가서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다시 일반 중학교로 돌아갔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일반 학교에 돌아갔지만 공부는 여전히 어렵고 성적도 오르지 않았다. 고민 끝에 그는 실업고등학교 전기과에 진학해 기술을 배웠다.

전위 씨에게 해양대학을 추천한 사람은 전남하나센터 김원자 직업상담사다.

김 상담사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는 전위 씨가 배에 관심 있다는 것을 알고 목포해양대학교를 구경시켰다.

대학교를 방문한 날이 마침 3학년 학생들이 첫 국제 항해를 떠나는 날이었다. 제복을 입은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첫 출항을 앞둔 학생들의 들뜬 목소리와 커다란 함대를 보는 순간 전위 씨는 항해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고 이내 항해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컨테이너 2100개 싣는 대형 화물선 타고 세계 누벼

진로를 결정하니 탈북민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전위 씨는 2013년 목포해양대학교 해상운송시스템학과에 입학해 2017년, 한 학기 늦게 대학을 졸업하고 3등항해사가 됐다.

3등항해사를 시작으로 2등항해사 경력을 쌓고 6년 만에 1등항해사에 올랐다.

"목포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6년째 컨테이너 화물선을 타고 있어요. 1등항해사가 된 지는 6개월 되었고 얼마 전 첫 운항을 무사히 마쳤어요. 제가 타는 선박에는 대형 화물 컨테이너 2100개를 적재할 수 있어요. TV에 소개된 것처럼 저의 업무는 화물 컨테이너를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어디든 해상으로 실어 나르는 일이죠. 얼마 전에는 중국, 싱가포르, 방글라데시에 다녀왔어요."

전위 씨와 함께한 김원자 상담사는 "저는 이 자랑스러운 청년을 열다섯 살 청소년일 때 처음 만났어요. 목포에서 초·중·고교를 나오고 해양대학 졸업 후 항해사가 되는 과정을 지켜봤어요. 얼마 전에 전위 씨 부모님이 아들 급여 통장을 보여주는데, 진짜 '억' 소리 나더라고요. 이렇게 멋있게 성장한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자식 가진 부모로서 부럽기도 해요"라며 부러워했다.

모든 항해사가 그렇지만 그는 배를 탈 때마다 6개월, 1년씩 계약을 맺고 배를 탄다. 한번 출항하면 태평양을 건너고 대서양을 건너는 장거리 운항이기 때문에 계약 기간에는 배를 이탈할 수 없다는 근무조건과 직급에 따른 역할 수행 등과 관련한 계약을 맺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탈북민 출신 최초의 1등항해사인 이전위 씨. [사진=남북하나재단] 2024.12.11

그의 업무는 몇천 개가 되는 대형 컨테이너를 배에 싣고 목적지에 안전하게 부려놓는 일이다. 컨테이너에 담긴 품목과 무게에 따라 싣고 부리는 순서와 공간을 계획하고 안전하게 관리한다.

그러니 배 위에서는 일반 직장인들이 바라는 8시간 근무와 주 5일, 공휴일 같은 근무 환경이 보장되지 않는다. 배 위에서는 계약 기간인 6개월, 1년 동안 매일 24시간이 근무시간이고 긴장이 연속되는 나날이다.

더구나 바다 위 대형 선박 위에는 인터넷도 없고 친구도 없고 여가 생활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곳에는 길들여지지 않는 파도와 내리쬐는 태양과 생명을 위협하는 거대한 태풍이 언제 닥쳐올지 알 수가 없다.

그런 환경에서 전위 씨는 6개월, 1년을 항해사로 근무한다. 그의 근무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억대 연봉이 그다지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배 위에서 제일 힘든 것은 '외로움'이고, 배를 타는 것이 공포로 다가올 때도 있었다. 하루 24시간 귀를 찢을 것 같은 엔진 소리와 보이는 거라곤 산같이 쌓인 철제 컨테이너와 망망대해뿐인 환경에서 뚜렷한 목표와 의지가 없으면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직업 이해해줄 사람과 빨리 결혼하고 싶어"

그러니 6개월, 1년 동안 배를 타는 항해사에게 외로움은 숙명인 것이다.

전위 씨는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돈을 많이 벌어도 쓸 시간이 없고, 딱히 쓸 곳도 없어요. 제 직업이 1년에 2~3개월만 육지(집)에 있고, 9~10개월 해외를 다니니까 제 직업을 이해해 줄 사람 찾기 쉽지 않네요"라고 말했다.

그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일까. 전위 씨는 "혼자서 잘 놀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직업 특성상 6개월 이상 바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부부가 매일 함께하는 일상을 해줄 수가 없으니 혼자서도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설명이다.

전위 씨는 "거대한 태풍이 닥칠 때 무서워서 뱃머리를 돌리면 배가 부서질 수 있다"며 "태풍이 다가오면 정면으로 맞아야 배도 안전하고 나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운명을 정면으로 부딪쳐 개척해 나가는 전위 씨의 앞날을 응원한다.

<뉴스핌-남북하나재단 공동기획>

yj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사진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소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소환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의원은 "진실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당시 전략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에 전략공천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달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27 mironj19@newspim.com wonjc6@newspim.com 2025-07-27 10: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