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핌] 김용락 기자 = 민족시인 이상화의 시정신을 기리는 '제38회 이상화시인상' 시상식이 지난 12일 오후 5시 대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렸다.
올해 수상자는 박판식 시인으로 수상 시집은 '나는 내 인생에 시원한 구멍을 내고 싶다'가 선정됐다. 심사위원(이문재, 송종규, 김춘식)은 이 시집에 대해 "도시 변두리 정서를 그 바탕에 지닌 70년대생 시인의 '인생'에 대한 통찰이면서 동시에 '시인'과 '생활인' 사이의 균열을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대구=김용락 기자]이상화시인상 수상자 박판식 시인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2024.12.13 yrk525@newspim.com |
수상자 박판식 시인은 "이상화 시인의 시중에 제목만 있고 내용을 확인할 길이 없어 백지로 되어 있는 시 세 편이 전집 안에 있다. 실제로는 훨씬 더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시인에게서 시를 빼앗는 추운 세상이 있는 한 역설적이게도 이상화시인의 후예는 보이지 않는 신령의 힘으로 생겨나고 또 생겨날 것이다. 찾지 못할 이상화 시의 빈 여백에 몇 번이고 낙서 수준에 불과한 시를 써서 넣어보고 지워보았다. 그 사이에 이상화 시인의 시구절이 들락날락하기도 하였다. "바다의 꿈 같은 미역을 거두며...물 같은 생각의 구름만 쌓"였다 허물어졌다. 한 글자도 없는 저 빛나는 시의 정수리에 나도 시원한 구멍을 내고 싶다. 상화라는 이름으로 모인 대구 안과 대구 밖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물론 안과 밖은 둘이 아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판식 시인은 1973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국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해 그간 동국문학상, 김춘수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대구=김용락 기자] 박판식 시인2024.12.13 yrk525@newspim.com |
이상화시인상은 1985년 대구지역의 죽순구락부 이윤수 시인과 구상 시인의 발의로 제정해 시상하다가 2009년부터 현재의 이상화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하고 있는 문학상이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장두영 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승익 영남일보 사장, 김창제 죽순문학회 회장을 비롯해 하청호 대구문학관 관장, 안윤하 대구문협 회장, 장하빈 대구시협 회장, 이기철 원로시인, 정대호 사람의문학 발행인, 오철환 현진건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해 100여 명의 문학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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