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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결산] ①불황에 탄핵 정국까지 이중고...젊은 총수 전면에

기사입력 : 2024년12월24일 15:20

최종수정 : 2024년12월27일 11:47

경기 불황·대내외 변수 속 젊은 오너 리더십으로 위기 극복
백화점·마트, 점 대신 리뉴얼…공간 재구성으로 차별화 꾀해
저성장 장기화에 구조조정 본격화…부실 사업 정리·희망퇴직 러시

2024년 유통업계는 경기 불황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오프라인 유통은 실적 위기에 직면했고, 이커머스는 C커머스 공습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 고심했다. 식음료 업계는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했다. 올 한 해 유통업계를 결산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올 한해 유통업계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시대에 오프라인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대내외 쇼핑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는 세태를 반영해 7080세대 젊은 오너를 전진 배치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 

경기 침체에 따른 저성장 국면 속에서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진 '빅 블러(Big Blur)' 시대가 본격화하며 더욱 업체간 경쟁은 치열해졌다. 과거에는 과감한 투자로 위기 타개에 나섰으나, 올해는 실적 부진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유통업계 결산] 글싣는 순서

1. 불황에 탄핵 정국까지 이중고…젊은 총수 전면에
2. C커머스 공습·티메프 사태…위기에 몰린 이커머스
3. K푸드, 내수 침체 속 해외에서 빛난 한 해

이에 업체들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노릴 수 있는 경영 전략을 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출점 대신 비용이 덜 드는 '점포 리뉴얼'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올해는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도 본격화했다. 업체들은 수시로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점포 매각 또는 폐점도 연이어 진행했다. 

정용진 신섹계그룹 회장(왼쪽), 정유경 ㈜신세계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이대론 안 된다"...오너 경영구도 변화도 포착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은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오너가(家) 인사를 통해 실적 부진에 대한 대응책 강구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3월 총수 3세인 정용진 그룹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그룹 경영을 맡겼다. 이후 10월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딸인 정유경 ㈜신세계 정유경 총괄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관행을 깬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정용진 회장도 부회장을 거쳤는데, 정용진 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총괄사장(1972년생)은 부회장을 건너띄고 곧 바로 회장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1972년생인 정유경 회장은 1970년 이후 출생한 주요 대기업그룹 기업인 중 첫 여성 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또 경영구도에도 변화를 줬다. 지난 10월 말 임원인사 때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 분리를 공식화 했다. 신세계그룹과 이마트는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신세계는 정유경 회장이 전면에 나선다. 남매 경영을 끝내고 독자 경영체제로 변경해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 [사진=롯데]

롯데그룹은 지난달 말 임원인사에서 신동빈 회장의 장남이자 롯데가 3세인 신유열 전무(1986년생)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경영 전면에 등판시켰다. 지난해 전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이뤄진 고속 승진이다.

신 부사장은 향후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구원투수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지난달 '유동설 위기설'이 퍼지며 휘청거렸다. 특히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던 화학군은 물론 헬스케어, 바이오 사업마저 수익성이 악화되며 그룹 전체를 뒤흔들었다. 향후 50년간 그룹을 먹여 살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신 부사장에게 맡겨진 중책이다. 내년에 경영 능력을 입증하게 되면 승계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정지선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과감한 인사를 단행했다. 1974년생인 정교선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현대백화점그룹에 입사한 지 14년 만이다. 정교선 회장의 승진은 업황 부진과 무관치 않다. 악화일로를 걷는 국내 홈쇼핑 시장 환경 속에서 현대홈쇼핑의 성장 둔화가 지속되는 만큼 정교선 부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정지선 회장의 결단에 따른 조치다. 실제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이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5.3% 급감했다.

24일 그랜드 오픈하는 타임빌라스 수원점 외관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출점 대신 리뉴얼...공간 재구성으로 차별화

올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둔 유통 판매채널은 신규 출점보다 점포 리뉴얼을 중심으로 출구 전략을 짰다. 신규 출점은 부지 매입부터 건물 인테리어까지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가지만, 리뉴얼은 비용을 최소화하고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백화점들은 브랜드 간판을 떼고 명칭에서 '백화점' 단어를 지웠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복합쇼핑몰 '롯데몰 수원점' 명칭을 '타임빌라스(TIMEVILLAS)'로 변경했다. 2014년 개장 이후 10년 만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6일 부산점은 재단장하며 '커넥트 현대'로 점포명칭을 교체했다. 지난 1995년 부산 동구 범일동에 점포를 출점한 이후 29년 만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용인 수지구 죽전에 위치한 경기점을 '사우스시티(SOUTH CITY)'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점포 재구성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볼 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한 복합쇼핑몰 형태로의 전환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몰 수원점을 타임빌라스로 리뉴얼 오픈한 데 이어 2030년까지 군산, 수완, 동부산, 김해 등 기존 7개 점포를 증축 및 리뉴얼해 복합쇼핑몰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올해 리뉴얼에 착수한 본점, 인천점의 내년에 오픈 예정돼 있으며, 강남, 잠실, 동탄, 부산점의 리뉴얼을 계획 중이다.

신세계 역시 올해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에 이어 내년 식품관 슈퍼마켓을 오픈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중동점에 이어 부산점을 커넥트현대로 재단장했으며, 내년에는 더현대 서울, 판교점 등 주요 점포의 명품 상품기획(MD) 리뉴얼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13일 대구에 문을 여는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 매장 내부 전경. [사진=이마트]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밀린 대형마트 업계는 '그로서리'를 강화한 특화매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에 이어 대구 지역에 식료품 특화매장인 '푸드마켓 수성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스타필드 마켓이 공간의 혁신을 이룬 매장이라면 푸드마켓은 1년 내내 상시 저가로 판매하며 가격 혁신을 표방하는 매장이다. 푸드마켓 수성점은 영업면적 중 86%를 식품으로만 채웠다. 양파, 마늘, 배추, 삼겹살 등 식품 품목은 할인점보다 20~50% 저렴하게 운영된다.

롯데마트는 지난달에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 도곡점을 '그랑 그로서리'로 새단장했다. 도곡점은 그로서리 전문점인 만큼 일반 롯데슈퍼 대비 30% 많은 5000개의 식료품을 취급한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강서점을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로 리뉴얼했다.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는 현장 콘텐츠형 식품 전문매장이다. 시식 코너는 물론, 대면 행사 강화, 팝업존, 앵커 테넌트 유치 확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옛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이마트]

◆저성장 장기화에...구조조정 본격화

소비 침체에 이어 탄핵 정국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유통업계는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쳤다. 중국 알리·테무·쉬인 등 이른바 '알테쉬'와 쿠팡 등의 공세에 시달린 유통 기업들의 '희망퇴직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조직 슬림화에 나선 것이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e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은 올해 들어 두 차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온 외에도 롯데 유통 계열사들의 희망퇴직도 잇따랐다. 롯데면세점(8월), 세븐일레븐(10월), 롯데호텔앤리조트(11월) 등도 희망퇴직을 받았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말 인사에서 그룹 전체 임원의 22%를 퇴임시키기도 했다.

신세계그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마트 역시 마트 사업 외에도 지난 7월 쓱(SSG)닷컴, 9월 지마켓 등 이커머스 사업부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신세계DF)는 2015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5년 이상 근속한 사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전경. [사진=롯데쇼핑]

부실 사업과 매장도 구조조정 대상이다. 비효율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거나 유효자산 매각 혹은 오프라인 점포를 통폐합하는 식이다. 롯데백화점은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을 추진 중이며, 롯데마트는 수원 영통점을 최근 매각해 신규 출점과 기존 매장 재단장에 나설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푸드의 스무디킹코리아와 신세계L&B의 주류사업을 접었다. 스무디킹코리아는 내년 10월 한국에서 철수한다. 2003년 서울 명동에 1호점을 낸 지 22년여 만이다.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도 단행했다. 신세계건설 대주주인 이마트가 약 390억원을 들여 신세계건설 잔여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2022년 이후 2년 연속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유통 업체들이 과감하게 혁신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지연 BCG 코리아 소비재 부문 파트너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25년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자기 탈피를 해내는 진화를 못 하면 새로운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는 것이 유통업의 본질"이며 "과거의 성공방정식을 하루빨리 벗어나 파괴적 혁신을 단행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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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재점화 '위약금 면제' 논의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해킹 사고로 유출된 정보가 당초 예상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밝혀지자, 유심 해킹 피해 고객 위약금 면제 논의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SKT 유심 해킹 사고 민·관 합동 조사단(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조사단은 SKT 서버에서 총 25종의 악성코드와 23대의 감염 서버를 추가로 확인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로 약 2695만건 이상의 유심 정보(전화번호, 국제 이동 가입자 식별번호인 IMSI 등 약 9.82GB 규모) 유출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리눅스 서버 3만여대를 포함한 전체 서버로 점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조사단은 일부 서버에서 개인정보(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등)와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약 29만건이 포함된 파일을 발견해, 해당 정보의 유출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 류정환 SKT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이 19일 데일리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정승원 기자] SKT를 이용하며 '2년 약정' 계약을 맺은 고객 김모(35)씨는 이날 통신사 변경 상담을 신청했다. 김씨는 "유심 정보 해킹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입장이지만, 약정 기간이 약 1년 3개월 남았다는 이유로 10만원을 내야 한다고 통보받았다"며 "SKT가 고객 신뢰를 회복하려면, 고객의 위약금 지불 부담부터 덜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비슷한 처지의 박모(27)씨도 약정(2년 약정) 만료를 약 1년 앞두고, 위약금 8만원을 안내받은 상황이다. 박씨는 "일 때문에 바빠서 전화 상담을 받았는데, 자세한 위약금 도출 과정은 물어보지 못했다"며 "해킹 피해로 금융 범죄 피해는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위약금 부담에 통신사 변경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SKT는 전날 이 같은 고객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SKT 고객신뢰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객신뢰위원회는 최근 해킹 사고로 손상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출범한 외부 전문가 중심의 독립 기구다.  홍승태 SKT고객가치혁신실장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고객의 생각을 정리해 회사에 전달하는 등 고객 시각을 반영하는 역할을 위원회가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T 측은 위원회가 직접 위약금 면제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위약금 면제의 쟁점은 'SKT 귀책사유'…정부·법조계도 주목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 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사진=SKT 약관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위약금 면제 여부를 결정할 핵심 기준은 'SKT의 귀책사유 여부'가 될 전망이다.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조항이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약관에서 말하는 귀책 사유란 계약상 급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며 "SKT는 통화나 데이터 등 통신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한 만큼, 이번 사건이 위약금 면제 조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현재 회사의 귀책사유를 가리는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사단은 현재 유심 해킹 사고의 원인 및 경위, 피해 규모, 사내 보안 관리 실태, 사고 대응 과정의 적정성 등을 조사 중이다.  정부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위약금 면제 등 책임의 경중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브리핑에서 "4개 법무법인에 의뢰한 검토 결과를 받아봤지만 아직은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며 "결국은 조사단의 결과를 보고 나서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은 SKT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 ▲정보보호 기술 수준 ▲보안조치의 적정성 등을 기준으로 귀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기준과 조사단 결과를 고려해, 행정 행위 수준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 "6개월 내 분쟁조정 결과 나올 것"…소비자 집단행동은 '속도'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T 유심 정보 유출 사태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신청서 [사진=이철우 변호사] 2025.05.19 yek105@newspim.com 정부 조사가 길어지는 사이, 일부 고객은 집단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SKT 이용 고객 59명은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통신사 이동 시 위약금 면제 및 1인당 30만원 배상을 골자로 하는 집단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대표 신청자인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날 "현재 집단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돼 사건 번호가 부여됐으며, 전체 절차는 6개월 이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소비자에게 위약금 면제를 비롯한 어떤 보상안이 마련된다는 전제하에 신청 금액의 일부가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제5조 제2항("약관의 조항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조항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한다")에 따라 소비자분쟁조정위가 SKT에 불리하게 약관을 해석해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SKT의 약관에는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만 명시돼 있을 뿐, 귀책사유가 구체적으로 규정돼있지 않다.  이 변호사는 "핵심은 '회사 귀책사유'에 대한 해석이다"라며 "SKT 측은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장애'가 있어야 회사의 귀책사유가 성립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약관법 제5조 제2항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귀책사유에 대한 부연 설명이 없을 때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국회입법조사처 "SKT 정보 유출 계기로 '위약금 면제' 제도화해야"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사진=국회입법조사처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국회입법조사처는 'SKT의 귀책사유'가 인정되기만 한다면 약관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동통신사 스스로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를 묻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SKT가 가입 약관에서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고객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의무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번 해킹사태가 SKT 귀책사유로 인한 서비스 문제라면 이 조항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 해킹 사고와 관련해 피해 소비자를 위한 위약금 면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유심 해킹 사태 이후) SKT가 뒤늦게 유심 무상 교환 조치를 발표하고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것도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법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구제 조치가 미흡한 현실을 보여준다"며 "피해자가 통신사 이동을 원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소영 변호사는 이날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망법의 '침해 사고 대응' 부분, 혹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보호'나 '사업자 의무' 조항에 위약금 면제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며 "또, 보고서에는 없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소비자 보호 지침도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을 마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SKT 유심 해킹 사태 대응에 있어 철저한 조사, 투명한 절차, 그리고 국민 우선의 정보 공개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임하고 있다"며 "절대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오는 6월 말까지 IMEI 등 민감정보 유출 여부, 전체 서버 추가 점검, 해킹 경위와 사내 보안 실태, 회사 귀책사유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yek105@newspim.com 2025-05-1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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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용의자 "돈 갚지 않아 범행" [수원=뉴스핌] 노호근 기자 =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동기에 대해 그는 "돈을 빌려준 뒤 갚지 않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독자제공] 경기남부경찰청은 19일 오후 7시 24분께 안산시 신길동 노상에서 차 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이날 오후 6시 20분경 차 씨를 공개수배한 지 약 1시간 만이다. 체포 당시 차 씨는 남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으며, 오후 8시 33분쯤 시흥경찰서로 압송됐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제적인 거래가 있었는데, 저한테 돈을 꿨다가 갚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사람이 죽은 건 죽은 거잖아요"라고 답했다. 차 씨는 이날 오전 9시 34분께 정왕동의 한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를 흉기로 찌른 뒤 도주했다. 이어 오후 1시 21분께는 편의점에서 2km가량 떨어진 체육공원 주차장에서 70대 남성을 또다시 흉기로 찔렀다. 두 피해자 모두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사건 초기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뒤 자택을 수색해 중국 국적의 남성 시신 1구를 발견했고, 오후 2시께 편의점 인근 주택에서도 또 다른 남성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들 사망자는 모두 자상 흔적이 있었으며, 사망 후 수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차 씨와 피해자들 간에 금전적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계획 범행 여부와 정신병력 유무, 피해자들과의 구체적 관계 등에 대해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 시흥경찰서와 형사기동대, 기동순찰대 등 가용 인력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경위는 아직 수사 중이지만, 혐의가 중대한 만큼 신속히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경로와 공범 여부 등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eraro@newspim.com 2025-05-1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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