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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수출지도'…올해 극복해야 할 3가지 변수

기사입력 : 2025년01월03일 10:56

최종수정 : 2025년01월03일 11:08

20일 트럼프 신정부 출범…'관세 폭탄' 초읽기
작년 대중국 수출 반등했지만 올해는 '먹구름'
기계·석화·철강 줄줄이 부진…반도체도 '비상'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8.2% 증가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수출지도'가 크게 달라지면서 예상하기 힘든 변수가 더욱 많아졌다.

실제로 올해는 대외경제 여건이 만만치 않다. 정부도 전망치를 1.5%로 대폭 낮춰 잡고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트럼프 신정부가 '관세폭탄'을 예고하고 있고, 회복세를 보인 대중국 수출도 불안불안하다. 수출 증가를 주도해 온 반도체도 올해는 기약하기 힘든 상황이다. 반도체에 가려진 일반기계, 석유제품, 철강 등 주력품목의 부진도 개선해야 할 시급한 숙제다.

◆ 트럼프 신정부 출범 코앞…10~30% '관세 폭탄' 예고

우선 올해 우리나라 수출의 가장 큰 악재는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폭탄'이다.

트럼프가 대선 후보시절부터 최소 10%에서 30%대의 관세를 예고하고 있어 실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장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현지에 진출한 현대차와 기아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10~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 경우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품목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산업구조정책효과분석실장은 "올해 하방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인상에 대한 우려도 있고,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하방압력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까지 대미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좋은 결과를 보였지만, 이 같은 증가 추세가 유지될지 미지수"라면서 "특히 자동차와 철강 수출의 경우 적지 않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에 정부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전제로 업계와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 탄핵정국 속에서 선제적인 통상외교에 한계가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일 인천신항 수출현장을 찾아 "글로벌 고금리·고환율과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등 우리 대외 무역·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이라며 "올해도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 대중국 수출 회복세 '찬물'…반도체·철강 '먹구름'

두 번째 리스크는 올해 회복세를 보였던 대중국 수출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전통적인 '수출 1위' 국가지만 지난 2023년 대중 수출이 20% 급감하면서 미국에 바짝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대중 수출이 6.6%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대미 수출이 10.5% 증가하면서 추월하기 직전이다(아래 그래프 참고).

특히 반도체와 철강이 대중국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고 나설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품목들이다.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대중 수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대미 수출도 트럼프 '관세폭탄'이라는 리스크가 있는 만큼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추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의 악재가 더욱 크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수출 1위국의 지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성근 실장은 "중국 수출 감소요인이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제재 강화로)반도체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미국에)추월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한국기업의) 미국 투자가 늘면서 함께 나가는 것들이 있는데, (현지 생산이 늘어) 대미 수출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대중 수출이 대미 수출에 추월당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하지만, 추세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요 수출국 중의 하나인 유럽연합(EU)로의 수출 부진도 수출당국 입장에서는 '아픈 손가락'이다. EU는 중국과 미국, 아세안에 이어 4위 수출지역이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수년째 이어지면서 지난 2023년 0.3% 증가에 그쳤고, 지난해는 0.2%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미국(10.5%)과 중국(6.6%), 아세안(4.5%) 등 3위권 수출지역이 약진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9대 수출지역 중 8.9% 감소한 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정부는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그래프 참고).

◆ 반도체 '선방'에 가려진 주력품목의 부진…"체질개선 시급"

세 번째 리스크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철강 등 전통적인 주력품목의 부진이다.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아 구조적인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반도체 수출이 44%나 급성장하면서 수출 증가를 주도했지만, 수출액 3위 품목인 일반기계는 4.1% 감소했고, 4위 석유제품도 3.3% 줄었다. 5위 석유화학도 5% 늘었지만 전년 실적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다. 6위 철강도 5.4% 줄었고 8위 자동차 부품도 1.8% 감소했다.

그간 반도체 선방에 가려져 있었지만 올해는 반도체마저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어서 그간 속으로 곪아있던 상처들이 겉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무역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올해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를 96.1로 전망했다. 4분기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지며 수출 둔화를 예고한 것이다.

허슬비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 환경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우리 수출기업들은 각국의 통상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원자재 수급 관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근 실장도 "일반기계는 중국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고, 철강도 중국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석유화학이 소폭 늘었는데, 기존 실적이 워낙 안 좋은 상황에서 플러스로 전환된 것"이라면서 "석유화학 등 일부 품목의 경우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 상담회와 전시회를 역대 최대인 300회 이상 개최, 해외 무역관·무역사절단 확대 등을 통해 우리 중소·중견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위축되지 않고 수출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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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둔덕' 위법성에 말바꾼 국토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우리나라 역대 항공사고 가운데 세번째 대형 사고로 자리매김하게 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에 대해 해외 항공전문가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지만 국토부는 자체 규정을 지켰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해외 권장 사항대로만 공항 로컬라이저 설치가 이뤄졌다면 이같은 대형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해명에만 급급하는 국토부가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2일 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형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무안공항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에 대해 국토부 책임론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지지대로 구성된 로컬라이저 모습 ej7648@newspim.com 국토부는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적법한 것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 '적법'의 근거는 콘크리트 시설물이 지지하고 있는 로컬라이저가 '공항 안'이 아닌 '공항 밖'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해외 항공전문가들은 제주항공 여객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 시설이 콘크리트 지지 기둥이 있는 둔덕 형태로 설치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항 내 모든 시설물은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조립돼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철골과 같은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이어야 만약 비행기가 충돌하더라도 경미한 사고로 끝날 수 있어서다. 실제 2015년 4월 일본 히로시마공항에 불시착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철골 지지대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와 충돌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고 탑승객 81명 중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국내 '공항시설법'에 따른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국토교통부 예규)에서도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문제는 해당 로컬라이저가 종단안구역 외부 즉 공항 외부 시설물이라는 점이다. 국토부가 규정을 지켰다는 근거다. 이는 관련 국제규정인 'Doc 9137-AN/898 Part 6'에도 있는 내용이란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국내 규정인 '공항안전운영기준'(국토교통부 고시)의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종단(끝)부터 최소 90m를 확보해야한다.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199m로 최소 기준보다는 약 110m 길고 다른 국내공항보다 긴 편이다. 포항경주공항은 92m로 최소 규정을 간신히 맞췄으며 그외 사천공항은 122m와 177m로 구성됐으며 울산공항은 200m, 제주공항이 240m로 가장 길다. 이 종단안전구역을 벗어나면 '공항외' 시설이 되는 셈이다.  다만 국제규정에서는 240m를 권고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내기준인 연방항공국(FAA) 기준은 300m로 국제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만약 이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항공기 제동을 돕는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EMAS)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엔 EMAS를 설치한 공항이 한 곳도 없다. 규정이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무안공항의 해당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이 끝나고 5m 밖 지점에 서 있다는 점이다. 규정 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로 인해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는 점은 자명하다. 국토부의 해명은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해명과 달리 항공당국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의 잠재적 위험을 알고 손을 보려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때부터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지하는 문제의 둔덕을 설치했다. 이는 내구연한(15년)이 지나면서 2023년 개량 작업에 들어갔는데 30㎝ 두께의 콘크리트판을 더 올렸다. 이 과정에서 보강공사 시행자인 한국공항공사는 '장비 안테나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파손성(Frangibility)을 고려해 설계하여야 한다'고 적시했다. 즉 국제규정인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을 공항 주변에 설치해야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하지만 무안공항 시설물 개량사업에서 콘크리트 지지 기둥은 오히려 더 강화된 셈이다. 이는 태풍 등으로 로컬라이저가 부서지는 걸 막기 위한 보강 조치였다는 게 국토부의 해명이다. 하지만 태풍을 만나는 빈도가 가장 잦은 제주국제공항의 로컬라이저 구조물은 철골로 돼 있다. 결국 국토부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설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토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을 비롯한 해외에도 비슷한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지지대 구조물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반박이 제기되자 입장을 바꾼 상태다. 국토부는 "우리가 보유한 자료상에는 그렇게 돼 있는데 외국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주장이 있어 다시 보완해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전국 공항 내 항행안전시설물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키로 했다. 여수·광주·청주공항에도 무안과 유사한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돼서다. 제대로 된 시설물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종단구역이 끝나고 5m 지난 지점에 콘크리트 둔덕을 만들어놓고 규정을 지켰다고 주장하는 것은 뭐라해도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처음이었던 것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donglee@newspim.com 2025-01-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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