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기후 변화로 천연고무 생산 감소...합성고무 수요 지속 증가
스티렌부타디엔고무·NB라텍스 등 합성고무 가격 최근 2년새 급등
NCC업체와 달리 고부가 제품 주력...올해도 실적 개선 지속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선 그 비결로 금호석유가 주력인 합성고무사업을 꼽고 있다. 다른 석유화학업체들이 생산하는 기초유분과 합성수지 같은 제품들은 2020년부터 대규모 증설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어 공급 과잉이 극심한 상황이다.
반면 합성고무의 대규모 증설 사이클은 2010년~2015년 이뤄졌다. 이에 합성고무 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금호석화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기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 기후 변화 등으로 천연고무 생산량이 줄어든 것도 합성고무 시장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이란 설명이다.
◆ 스티렌부타디엔고무·NB라텍스 등 합성고무 가격 최근 2년새 급등
1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의 기후변화 등으로 천연고무 생산량이 줄어들며 대체재인 합성고무를 찾는 수요가 커지면서 합성고무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합성고무 제품이자 자동차용 타이어에 쓰이는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 가격은 지난 해 11월 톤당 2000달러가 넘으며 연초 대비 20% 넘게 상승했다. 대표적 고부가가치 고무 제품인 NB라텍스도 수출 가격이 최근 2년사이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
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어에 쓰이는 스티렌부타디엔 고무 가격은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받쳐주며 작년 내내 강세를 보였다"며 "전기차용 타이어나 교체용 타이어시장의 꾸준한 수요 증가로 합성고무 시황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NCC업체와 달리 고부가 제품 주력...올해도 실적 개선 지속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4분기에도 수 백억원대의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다른 석유화학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른 화학기업에 비해 납사분해설비(NCC)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납사가 아닌 기초유분이나 중간원료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등 다운스트림 영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이에 영업적자와 순차입금 누적이 지속되는 NCC 중심 업체들과는 차별화된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매출액 중 합성고무 비중은 약 34% 정도고, 합성수지 20%, 페놀유도체 23% 등이다. 특히 합성고무 제품중 라텍스 장갑의 원료로 사용되는 NB라텍스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약 25%로 1위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 사업부에 걸친 대규모 정기보수 및 계절 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 예상한다"면서 "올해 1분기부터는 비수기 소멸 및 견조한 합성고무 업황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