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폭풍전야' 분위기 속에서 기다리는 가운데 국채 수익률 고공 행진이 주가에 버거운 짐을 얹어놓는 모양새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40포인트(0.08%) 내린 508.28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38.48포인트(0.69%) 오른 2만271.33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2.65포인트(0.28%) 하락한 8201.54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5.03포인트(0.20%) 상승한 7423.67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325.32포인트(0.93%) 오른 3만5124.59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63.90포인트(0.55%) 상승한 1만1752.10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트럼프 경제팀이 관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의 무역 갈등, 관세 등에 민감한 업종이 상승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외국 원천에서 들어오는 관세와 세금, 모든 수익을 거둬들일 대외수입청을 설립할 것"이라며 강성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2025년 1월 20일은 대외수입청의 생일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결국 트럼프 무역·관세 정책의 실체적 모습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럽 경제와 증시에 미칠 영향도 그때가 돼서야 명확해 질 것이란 관측이다.
로이터 통신은 "시장 분석가들은 트럼프가 오는 20일 공식 취임할 때까지 유럽 주식 시장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달에 비해 0.2%, 1년 전에 비해서는 3.3% 올라 예상보다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유럽 증시는 크게 반색하지 않았다. 월가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5% 상승을 예측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북미 이코노미스트인 토머스 라이언은 "12월 PPI 수치는 고무적으로 보이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지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부 주요 구성 요소의 가격 상승이 가려져 있다"고 관측했다.
투자자들은 15일 발표되는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통계를 기다리고 있다.
독일 국채 수익률은 고공 행진을 계속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통계에 따르면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629%를 기록해 작년 6월 11일 2.634%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데이터에 따르면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0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이는 2022년 초 11거래일 연속 상승 이후 최장 기록"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요 섹터 중에서는 헬스케어가 1.59% 하락하며 지수를 아래로 끌어당겼다. 또 에너지 섹터도 BP 주가가 2.54% 떨어지면서 0.73% 하락했다.
반면 은행과 자동차 업종은 각각 1.68%, 0.84% 상승했다.
특징주로는 전 세계에 4558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의 스포츠웨어 소매업체인 JD스포츠가 최근 매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내년도 "조심스럽다"고 경고한 후 6.36% 하락했다.
영국의 온라인 수퍼마켓 그룹인 오카도는 막스앤스펜서와의 합작사 오카도 리테일이 4분기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9.52% 상승했다.
스위스 은행 소프트웨어 회사인 테메노스도 예상보다 양호한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5.34%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