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A·BBB급 비우량 회사채 다수 등장
1~2월 회사채 만기도래액 30% 집중 영향
연초효과에 비우량 회사채 자금모집 성공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지난 6일 공모채 첫 포문을 연 포스코(AA+)를 시작으로 1월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예상보다 강한 연초효과로 AA급 뿐 아니라 비우량채인 A급과 BBB급도 자금 모집에 성공하면서 향후 비우량채 기업들이 잇단 회사채 발행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A등급 회사채를 발행한 오일허브코리아여수(A+)는 목표액의 8배에 달하는 수요를 모았다.
3년물 단일 발행으로 600억원을 조달하고자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총 4950억원의 주문이 접수됐다. 개별 민평에서 ±30bp를 가산한 수준을 희망 금리 밴드로 제시했고 목표액 기준 마이너스(-)21bp에서 금리가 형성됐다. SK인천석유화학(A+)도 지난 14일 수요예측에서 2년물 700억원 모집에 1600억원, 3년물 800억원에는 1900억원의 주문이 접수됐다.
BBB급 비우량채도 목표액 이상의 주문을 받았다. 한진(BBB+)은 수요예측에서 각각 300억원을 모집한 2년물과 3년물에 420억원과 690억원의 주문이 접수됐고, 두산(BBB)도 2년물 200억원에330억원, 3년물 200억원에는 291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1월은 AA급 우량채의 회사채 발행이 주를 이루고 2월부터 A급 이하 비우량채의 발행이 일반적이다. 실제 지난해 1월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BBB급은 SLL중앙 한곳에 불과했다. 비우량채가 1월에 대거 등장한 건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1월과 2월 각각 7조9000억원, 10조9000억원으로 연간 만기도래액의 약 31.3%가 집중돼 있다. 작년 같은 기간 만기 도래 회사채가 약 10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대폭 늘었다.
2025년 월별 회사채 만기도래액 [표=본드웹,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연말 채권형펀드 자금 유출이 있으면서 자금공백이 있었다면 연초에는 그 반사효과로 강하게 자금이 강하게 모이면서 발행시장 훈풍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2월 유출세를 보였던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1월 들어 재차 유입되며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며 "연초 발행시장은 자금 모집이 원활하고 지난해 대비 투자 환경이 더 개선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마지막주 설연휴 전까지 A급 이하 비우량채는 추가적으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오는 17일 한솔케미칼(A+, 3년물 500억원), HD현대케미칼(A, 2년물 400억 3년물 500억) 뿐 아니라 SK케미칼(A+), 한화에너지(A+), 대한항공(A-) 등이 수요예측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B급에선 HL D&I(BBB+)이 오는 16일 1년물 590억원, 1.6년물 120억원을 모집한다.
김명실 연구원은 "우량물 발행시장의 호조가 비우량물로까지 확대될 공산이 높다"며 "수요 우위의 발행시장이 유통시장에서의 강세 효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의 경우 결과적으로 연초효과가 의미있게 나타나긴 했지만 1월부터 바로 현실화되지는 못했는데 재작년말 태영건설 워크아웃신청에 따른 여파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아직은 부정적인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관련 악재가 해소되면 작년과 같은 흐름이 재현될 수 있을 것이고 미리미리 포지션을 구축해놓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