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우 "차벽·철조망 설치, 박종준 전 처장 지시"
박종준 전 처장 반박..."총기·업무용 전화 반납"
경찰, 김성훈·이광우 휴대전화 확보...박종준 포렌식 완료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를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호처 지휘부에서 이를 지시한 주체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특별수사단은 경호처 지휘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휘부 내에서 영장 집행 저지 등과 관련해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전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박종준 전 경호처장 주도로 영장 집행을 방해했다는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 상반된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참고인 조사 통해서 사실에 가까운 게 어느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박 전 처장이 대통령 관저에 차벽과 철조망을 설치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지시는 박 전 처장이 경찰에 출석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지난달 10일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 진술에 대해 박 전 처장 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 전 처장 변호인인 허금탁 변호사는 "경찰에 출석하기로 결심한 뒤 휴가를 내고 고향에 다녀왔고, 출석 전날에 총기와 업무용 전화를 반납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어떤 체포 저지 지시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경호차장(왼쪽)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조사를 받기 위해 재소환되고 있다. 2025.01.24 yooksa@newspim.com |
이 본부장의 진술은 영장 집행 방해 책임을 박 전 처장에게 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경호처 내에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자신들이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는 주장을 펼쳐 혐의가 중하지 않음을 보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서 경찰은 경호처 관계자로부터 윤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경호처 부장단과 오찬에서 "총을 쏠 수 없냐"고 묻자 김 차장이 "네 알겠습니다"고 답변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진실 공방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경찰은 지휘부들의 휴대전화를 모두 확보한만큼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날 김 차장과 이 본부장 주거지 압수수색에서 개인용·업무용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업무용 휴대전화에는 비화폰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찰은 전날 비화폰 서버 확보 등을 위해 경호처 사무실도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일부 자료만 임의제출 받았고 철수했다.
앞서 경찰은 박 전 처장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은 뒤 진행한 포렌식을 마쳤고, 의미있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에서 반려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보강 수사 후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이다. 직권남용에는 형법상 직권남용에 대통령경호법 상 직권남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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