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 후 가자지구를 재건하는 구상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엘시시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이주시키지 않고, 그들의 땅에서 살 권리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가자지구 재건을 시작하는 것이 이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며 팔레스타인 강제 이주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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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2019.4.9. |
이에 앞서 이집트 정부는 트럼프의 가자 구상이 보다 구체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무부 장관을 미국으로 급파하기도 했다.
바드르 압델아티 이집트 외무부 장관은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나 "가자 주민들을 내보내고 이 지역을 장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한다"면서 "주민들이 거주하는 가운데 가자지구 재건에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이 진행 중인 가자지구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요르단과 이집트 등 주변국으로 이주시킨 뒤 미국이 직접 가자지구를 재건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요르단과 이집트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들 국가에 대한 미국의 원조를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요르단과 이집트는 이미 트럼프의 가자 구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인데, 트럼프는 이들 국가에 자신의 구상을 받아들이라고 강하게 압박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군사 원조 수혜국인 이집트와 요르단을 자신이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가 중동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트럼프의 구상에 반대하고 있으며, 이집트도 외무부 장관에 이어 이날은 대통령까지 나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