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 1년 성명문 발표
중증·응급환자 적시에 치료 못 해
작년 5개월간 초과사망자 3136명
의료대란 피해보상 특별법도 촉구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환자단체가 의료인 집단행동 시에도 응급실·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만큼은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의료 공백방지 법안'을 만들어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9일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 1년에 대한 성명문을 발표했다.
환자단체는 "지난 1년간 사상 초유의 장기간 의료 공백이 이어지면서 입원과 검사·수술·항암치료 등이 연기되거나 취소돼 질환이 악화하거나 사망하는 환자들까지 발생했다"며 "특히 암·희귀난치성질환 등과 같은 중증 환자와 응급환자들이 적시에 치료를 받지 못해 큰 피해를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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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지난 6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환자단체 회원들이 서울대 교수 무기한 전면휴진 중단을 촉구하는 중증질환 환자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06.12 choipix16@newspim.com |
그러면서 환자단체는 "현재 진행 중인 환자들의 피해는 숫자로도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며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의정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발생한 작년 2월부터 7월까지 전국 의료기관의 초과 사망자 수가 3136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12일부터 초응급질환 시술을 제외한 심혈관계 응급환자 진료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일부 시간대 응급실 운영을 축소하고 세종충남대병원은 짝수일인 경우 주간에만 성인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단체는 "팽창하는 개원가, 일부 상급종합병원의 초대형화, 상업화된 의료환경, 소위 인기과와 기피과의 양극화 현상 등이 뒤섞인 결과 우리는 한동안 살릴 수 있는 환자의 목숨을 죽게 내버려두는 의료 현장을 손 놓고 지켜봐야 할지 모른다"며 "문제는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의사를 늘리는 데 있는데 정부와 의사집단 간 줄다리기 속에서 그런 희망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했다.
환자단체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우리 의료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없이 서로 비난하기에 바빴다"며 "출구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1년간의 혼란 속에서 환자와 국민은 각자 알아서 살아남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국회를 향해 환자 단체는 "국회는 의료인 집단행동 시에도 응급실·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만큼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의료 공백방지 법안'을 신속히 발의하라"며 "전공의 집단사직과 의과대학 집단휴직으로 발생한 환자들의 피해보상을 위해 필요한 '의료 대란 피해보상 특별법안'도 신속히 통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환자단체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구성해 의정 갈등을 해소하라"며 "국회는 환자가 진료의 객체나 보건의료행위의 수혜 대상이 아닌 보건의료의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환자 중심의 보건의료환경 조성을 위해 '환자기본법 제정안'을 신속히 통과하라"고 당부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