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수주 감소, 현금 흐름 부진의 악순환
'4월 위기설' 현실화...업계 전반 긴장 고조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아파트 브랜드 '블루밍'을 보유한 중견 건설사 벽산엔지니어링이 채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 신청에 나섰다.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중소·중견 건설사가 연이어 도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업계 전반으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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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엔지니어링 CI. [자료=벽산엔지니어링] |
5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벽산엔지니어링은 지난 4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벽산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80위의 중견 건설사다. 1979년에 설립돼 건설토목·건축공사 등을 진행해 왔다. 공사 원가 부담이 확대되며 2022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3년에는 부채비율이 468.3%까지 상승했다. 통상 건설업체 부채비율이 200% 이상이면 재무건전성에 위기가 온 것으로 평가한다.
업계에선 2021년 수주한 몽골 아이막 지역난방 개선사업 관련 대금 회수가 지연되며 늘어난 매출채권이 유동성 악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한다. 동시에 신규 수주가 줄면서 부진한 현금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023년 벽산엔지니어링의 차입금 의존도는 30.2%였으며, 기업 '여윳돈'에 해당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은 -264억원이었다. 서채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민간 부문 수주 축소와 불확실한 해외사업 공정 진행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외형 위축이 예상되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착공한 부산 북구 '구포 벽산블루밍'(구포강변뷰 지역주택조합사업, 가칭)의 공사 중단 여부에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법정관리 이후 계획을 듣고자 회사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최근 중견 건설사가 줄지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4월 위기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올 1월 시평 58위의 신동아건설과 대저건설(103위) 이후 지난달 삼부토건(71위)과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도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 지난해 12월 최종 부도 처리된 전북 건설사 제일건설은 지난달 회생절차 개시 통보를 받았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