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교육

속보

더보기

[AI 인재양성 대계] '의대→강남 개업' 성공 방정식 벗어나야…"첨단 창업 문화 필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의대 쏠림, 안정 추구 직업 문화 보여준 거울
진취적 성향 사라지고, 안정적 직업 선호 문화 바꿔야
"고목에서 새순 돋기를 바래서는 안 돼…판 뒤집는 혁신 필요"
인재가 스타·부자되는 경험 만들어야

[서울 = 뉴스핌] 김범주·신수용 기자 = "우수 인재들이 의과대학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이공계의 문제일 뿐 아니라 국가 미래를 생각해서도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의대 쏠림'은 창의적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변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김시호 연세대 인공지능(AI)융합대학 교수는 의대에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되는 우리 사회가 의대 쏠림을 낳은 원인 중 하나라는 점도 지적했다. 의대를 졸업해 서울 강남에서 개업하는 것이 성공 방정식이 된 우리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고질적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해법도 제시했다.

의대보다 이공계열 진학에서 발생하는 신분 상승의 기회가 우리나라보다 대만에 더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대만의 대학입시는 컴퓨터과와 전자과가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의대 진학보다 TSMC와 같은) 기업에 취업했을때 신분 상승의 기회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같은 사회적 기대가 적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국내 대학에서 창업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공과대학에 졸업해서 잘해야 대기업 직원으로 취업하고, 임원을 바라보며 평생 열심히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창업 문화가 없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지난 5일 김시호 연세대 인공지능(AI)융합대학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AI 등 첨단인재 양성과 관련해 인터뷰 중이다/뉴스핌DB

이하는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과 이에 따른 '의대 쏠림' 현상이 이공계 전체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자면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생각한다. 우수 인재들이 의대로 빠져나가는 것은 이공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우리는 미국처럼 대규모로 이민을 받는 사회도 아니다. 제한된 인구 내에서 인재가 배분되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로 몰리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전체적으로 진취적인 성향이 사라지고 안정적인 직업만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젊은 세대가 가장 원하는 직업이 '건물주'라는 말이 있던데, 우리 사회가 창의적인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 구조적으로 의대에 진학했을 때의 장래 기대치가 다른 분야보다 높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본다.

-정부의 의대 증원 규모가 이례적으로 많았는데

▲공학이라는 분야는 정말 우수한 사람을 필요로 한다. 과거에는 제조업 중심이었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했지만, 지금처럼 첨단 기술만 남는 시대에는 정말 유능한 인재가 필요하다. 이런 인재들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가 불안하고 걱정된다는 의미다.

-안정적 직업을 찾게 된 계기가 있다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IMF시절 공대를 나오면 지방 공장에서 일하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해고된 경험을 한 것이다. 이후 공대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당시 지방 국립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했는데, 제가 있던 대학의 전자과가 농과대학보다 커트라인이 낮았다. 당시 남학생들이 여학생과 미팅을 했는데, 공대 다닌다고 했다가 차였다는 얘기도 했었다. 당시 사회 분위기가 그랬다.

-지금은 초등학교부터 의대 입시반을 보내기도 한다.

▲과거에는 의대가 인기가 있었지만, 문과 쪽이 더 인기가 많아서 사회과학, 경영학, 법학 등을 선호하기도 했다. 현재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 선호가 높아지면서 문과 계열 선호가 떨어졌다. 시대가 바뀌어서 문과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결국 문이과 통틀어 우수한 인재는 모두 의대로 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대만과 같은 중화권 국가에서는 이공계 학과에 인재가 몰리는 이유를 분석하자면

▲(대입에서) 대만은 컴퓨터과·전자과가 1~2위를 차지하고, 그 다음이 의대다. 중국도 컴퓨터과와 전자과가 상위권이고, 의대가 그 아래다. (공대에)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의대를 나와서 병원에 취직하는 것보다, 공대에 가서 TSMC, NVIDIA, 미디어텍 같은 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했을 때의 신분 상승 기회가 많다. 젊은 나이에 창업에 성공하거나 글로벌 기업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의사보다 더 매력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사회적 기대가 부족하다.

-창업 문화의 차이도 의대 쏠림의 원인이라는 취지인지

▲우리는 창업 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고, 공대를 나와도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최선으로 여겨진다. 공대 나와서 잘해봐야 대기업 직원으로 임원을 바라보며 평생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면, 젊은 층 입장에서는 매력이 없다.

결국 창업 문화 차이다. 우리는 혁신을 대기업에 기대한다. 하지만 대기업은 혁신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미국을 보면 혁신은 스타트업에서 나온다. 인텔이 주도하던 반도체 시장을 NVIDIA가 뒤집었듯 새로운 기업이 등장해 기존 질서를 무너뜨린다.

우리나라는 삼성 이후 글로벌 혁신 기업이 나오지 못했다. 혁신 생태계가 없다 보니 공대에 가도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지난 5일 김시호 연세대 인공지능(AI)융합대학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AI 등 첨단인재 양성과 관련해 인터뷰 중이다/뉴스핌DB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 중 기초 과목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이유는

▲교육은 초·중·고교와 대학, 대학원 과정으로 나눠 생각해야 한다. 조기에 컴퓨터 교육을 강조하는데,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이 '더 이상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했다. 미래 코딩은 AI가 다 할 것을 말했다. 그러면 AI를 이끌어가는 인재는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기초 과학이다.

AI 연구자들은 수학을 기반으로 한 연구를 한다. 양자 컴퓨팅도 마찬가지로 수학과 물리학을 기반으로 한다. 미적분을 배우지 않고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공계 스타를 키우려면 수학과 과학의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 그래야 대학에서 원하는 전공을 찾고, 그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다.

AI에 새로운 아이디어, 그게 다 수학이다. 논문을 읽어보면 전부 수학이다. 그걸 컴퓨터로 코딩한 것 뿐이다. AI를 잘하려면 수학을 잘해야 한다. AI 천재들은 굉장한 수학의 천재들이다. 수학이 가장 중요하다. 갈수록 수학이 더 중요해진다.

-기업과 연계 계약학과가 연구 인력을 키울 수 있을지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우는 데는 좋지만 장기적으로 큰 과학자나 공학자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다려주고 기초부터 다져가는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뿌리가 있어야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벤치마킹하는 대만에는 계약학과가 있나. 미국의 구글에서 계약학과를 운영하는가.

전통 학과인 전기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 기계공학과 등과 융합을 할 수 있는 공학이나 전통적 학문을 꾸준히 키워가는 게 장기적으로는 승자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인재를 키울 방법은?

▲창업하고 싶으면 인큐베이팅하는 시스템이 학교 안에 존재해서 창업으로 갈 수 있는 이런 파트로 가고, 연구자가 되겠다면 연구자로 갈 수 있는 이런 파트로 가고, 이런 시스템이 있으면 한다.

연구자가 돼서 대학교수로 갈 수도 있고, 그 이후 기업에 가서 연구자가 될 수도 있고, 학교에서부터 낸 아이디어로 혁신 창업을 하는 사례도 있어야 한다.

-연구 센터나 국가 차원에서 연구 단지를 세우는 방안도 있을 텐데

▲경제 개발 초기에는 국책 연구소들이 많이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1년 전체 R&D 예산이 20조가 좀 넘지만, 글로벌 시장에 가면 큰 규모가 아니다. NVIDIA의 주가 총액이 1000조원이다. 국책연구소 만들어도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우리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글로벌 펀드가 수조 원을 투자하는 이른바 혁신 생태계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허나 발명 성과에 파격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하셨는데

▲나쁜 사례를 들자면 우리 대기업에 다니면서 낸 특허와 기술 등에 대해서는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개인이 낸 특허로 회사가 1조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이것을 발명했던 사람은 월급뿐만이 아니라 최소한 100억원은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우리는 안 준다. 처음 해외 출연할 때 100만원 주고, 성공했다고 몇천만원 주면 끝이다. 그것으로 개인의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다. 그런데 미국에는 그런 시스템이 있다. 대기업 직원이지만 본인이 발명한 기술이 상용화돼서 성공했을 때는 이에 대한 보상을 해준다. 미국 회사로 가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이스라엘은 군대 가서 창업 팀을 짜고 창업한다. 우리도 그런 문화가 좀 필요하다. 창업을 장려하고 발명을 보상해 주고, 대만처럼 벤처 기업을 하기 좋고, 중소기업을 만들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쁜 정부 규제에 대한 개선 방향이 있다면

▲우리는 신기술이 나오면 새롭기 때문에 규제를 만든다. 대표적인 게 '타다' 서비스다. 우리는 우버 같은 시스템을 못하게 한다. 타다를 못하게 하면서 자율주행을 만들라고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냈다가 그것 때문에 감옥에 간 창업자들이 많다. 신기술이기 때문에 시장에 내놓은 순간 법에 저촉된다. 일론 머스크가 한국에서 사업했으면은 전과 10범은 됐을 것이다. 사고 날 때마다 감옥에 갔을 거다.

-그 이유는

▲모든 법에는 규제하는 방안이 담긴다. 당연히 사회 안정성을 위해서 규제가 필요하다. 법을 지키는 게 중요하지만 구분해서 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 몸을 다 죽이는 약을 먹을 수는 없다.

지금 같은 AI 시대에는 모든 데이터가 다 전산화되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그런 시스템이 없다면, 그런 규제를 혁파하겠다는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지금 역전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에게 기회가 많다고 본다. 우리는 대기업에 혁신을 기대한다. 하지만 이는 '고목에 새순이 돋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 미국의 혁신은 구글이 잘해서 AI를 하는 게 아니고 오픈AI가 나오면서 판이 뒤집힌 것이다. 혁신이 나오면서 혁신적 파괴가 일어나야 한다. 아주 창의적이고 유능한 엔지니어들이 전세계 스타가 되고, 부자가 되고, 이런걸 보는 사람들이 공대 가서 이런 꿈을 이뤄야 한다.

틀에 박힌 일만 하고 NVDIA, TSMC 따라가자면 재미없다. 그 혁신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게 정말 중요하다. 혁신 생태계가 돌아가고 있는 나라가 대만, 중국, 이스라엘이다. 미국은 우수한 이민자들도 많다.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시기라고 보는 이유는?

▲산업이 바뀌고 있다. 아직 AI 산업이 뜬 게 아니다. 발전하는 경사면에 있기 때문에 기회가 열려 있는 거다. 한 번 고정이 되면은 들어갈 틈이 없다. AI가 승자가 정해진 게 아니다. 이제 그 출발점이다. 우리한테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보는 거다.

-향후 산업 전망은?

▲챗GPT나 지식 기반의 AI가 있고, 자율주행차와 같이 이동체 관련 AI가 있고, 로봇 AI가 있고 이렇게 발전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지금 한 90%까지 왔다.

로봇은 이제 한 50%도 안 된다고 본다. 로봇 시장은 앞으로 크게 열릴 텐데 우리나라가 놓치면 망하게 될 것으로 본다. 이것을 잡으면 1980~90년대 같은 제조업의 시대가 올 것으로 본다. 로봇이 이제 가전제품이 되는 거고, 기회가 있다고 본다.

로봇을 열심히 하는 회사의 대부분은 자동차 회사다. 자동차 회사들이 로봇을 하는데, 자동차 회사는 가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가전 회사들은 가정을 이해한다. 가정을 이해한다는 얘기는 여성을 이해한다는 얘기다.

가정에서 큰 구매 결정은 대부분 여성이 하는데, 결국 가전회사가 자동차 회사를 이길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LG나 삼성 같은 가전을 많이 만들어본 경험으로 로봇 기술이 오면 가정용 로봇 시장에서는 굉장히 기회가 있다. 그러면서 많은 혁신이 일어날 거다. 올해가 그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5일 김시호 연세대 인공지능(AI)융합대학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AI 등 첨단인재 양성과 관련해 인터뷰 중이다/뉴스핌DB

-향후 직업에서의 변화 조짐은?

▲로봇, 자율주행차 등이 보급되다 보면 처음에 걱정했던 직업의 안정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그때가 되면 의사라는 직업은 어떻게 될까. 가장 위험한 직업은 전문 지식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변호사, 회계사, 약사가 그렇다. 의사처럼 사람을 직접 만나야 하는 직업은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회계사, 변호사와 같이 문서 작업이 많은 직업은 AI로 대체될 수 있다. 로펌에서 신입 변호사가 판례를 정리하고 문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맡는 것이 아니라, AI에 맡기면 되는 상황이다. 10명의 신입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보다 300달러 내고 AI 하나 쓰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올해 어떤 산업적 기반이 마련되기를 바라는지

▲우리나라 리더십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말 국가의 장래를 보고 우리의 교육 시스템, 대학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출산과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 지방 소멸 문제, 의대 쏠림 현상, 자세히 보면 생태계가 잘못돼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다.

문화가 바뀌어야 지방에 사람이 간다. 지방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한다고 해서 사람이 가지 않는다. 지금은 서울에 살아야지만 손해를 안 본다고 생각한다. 서울 강남에 살아야지만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뀌어야 한다.

지방에 살면서 누리는 행복도 있다. 예를 들어 다극 사회인 미국은 여러 모습이 있다. 시카고 사니까 뉴욕에 안 산다고 해서 '나는 지방에 산다'고 말하는 사람 없다. 우리는 왜 그렇지 못하는지 아쉽다.

우리나라는 과거 왕조 시대부터 내려오는 수도 중심 사회. '사람은 서울로 가라'라는 문화적 틀에 묶여 있기 때문에 이런 사회가 되는 거다. 의대를 나와서 강남에 살면서 개업해서 사는 게 가장 좋은 롤 모델이라는 성공 방정식이 있다. 이공계 나와서 지방에 가서 기업 임원할래, 지방 의대 나와서 강남에서 의사 할래 그러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미국, 대만 보조금 안 준다.

wideope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위고비에 도전한 새 비만약 '에페' 가격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86%를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환자 임상 데이터,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앞세워 선발 제품 중심의 처방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실제 처방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장기간의 처방 경험을 쌓은 데다 대표 임상에서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에페가 연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에 민감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GLP-1 치료제 사용자의 선택까지 끌어와야 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 이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가격 경쟁력 갖췄지만…출시 이후 기존 제품 인하 변수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한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에페가 진입할 시장은 이미 선발주자 중심으로 2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원에서 지난해 8195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판매액은 각각 4833억원, 2209억원으로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내세운 무기는 가격이다. 한미약품은 최종 공급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주 투약 기준 10만원대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위고비의 시작용량인 0.25㎎의 4주분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의 시작용량인 2.5㎎은 27만8000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생산체제가 있다. 회사는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직접 생산한다. 외부 생산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선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난해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 공급가를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췄다. 경쟁 제품 등장에 맞춰 선발주자가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에페 출시 이후 추가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에페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선발 제품들은 글로벌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 감소율을 제시했다.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STEP 1 임상에서 68주 투여 후 평균 체중이 14.9% 감소했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86.4%, 10% 이상은 69.1%, 15% 이상은 50.5%였다. 마운자로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임상에서 7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이 5mg 투여군 15.0%, 10mg 19.5%, 15mg 20.9%로 나타났다. 15mg 투여군에서는 70.6%가 체중을 15% 이상 줄였고, 56.7%는 20% 이상 감량했다. 다만 에페와 위고비, 마운자로의 임상은 투약 기간과 대상 환자, 용량과 시험 설계 등이 달라 체중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개된 에페의 임상 수치는 40주차 3상 중간 결과다.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 로고 [사진=한미약품] ◆ 국내 환자 448명 임상으로 차별화, 브랜드·시장 경험은 숙제 이에 한미약품이 강조하는 에페의 차별점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위고비 역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에페는 3상 전체를 국내 비만 환자로 구성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로 구성된 임상을 통해 한국 진료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다만 국내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사실 자체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이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의 평균 체중은 12.20%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비만도가 낮거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까지 처방 수요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GLP-1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기존 제품 대비 낮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구역과 구토는 비만치료제의 투약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경험에 있어서는 선발주자의 우위가 뚜렷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미 대규모 판매와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쌓였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에페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구축한 영업망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영업망을 치료제 처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등 회사가 내세운 강점을 처방 확대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페는 가격과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높은 인지도와 처방 경험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후발주자인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2026-09-17 15:33
사진
李, 일정 최소화 '18일 회견' 준비 몰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일정으로 숨가쁘게 지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18일로 정한 것도 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하루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상 목요일에 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없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는 일정만 소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녁 기자회견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국민이 궁금한 국정 현안, 진솔하게 소통할 것" 이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 접견 외 나머지 시간은 회견 준비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서 분야별 핵심 쟁점과 추진 방향을 보고받고 예상 질문을 추려 답변을 거듭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을 합쳐 90분가량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한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주제 제한 없이 진행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한다. 청와대는 회견 제목을 수식어 없이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했다. 회견장 배경막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국정 현안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6.08 kunjoo@newspim.com ◆연임·공소취소·파병 정치 현안에 부동산·증시 민생 현안 산적  회견의 관심은 산적한 현안에 이 대통령이 과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다. 특히 공소 취소와 연임 헌법 개정(개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9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야권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인사 검증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의도 예상된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고 김승원 후보자는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요청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대미 투자 협상 관련 질문도 이 대통령에게는 고난도 문제다.  민생 현안으로는 부동산이 첫손에 꼽힌다. 정부는 취임 후 8·13 대책을 포함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최장 기록(85주)에 바짝 다가섰다. 강남 3구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이번엔 어떤 답 낼까 이 대통령이 앞서 일부 현안에 짧게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론적 언급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는 프랑스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취임 초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의 언급이었지만 연임 논란을 의식한 우회적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8일 진행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조작기소 여부의)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론적으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관적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꽤 많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된 게 아니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소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취소·연임 명확한 입장 내야" 목소리 강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동안의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과 이란 파병 문제 등 모든 정책에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분명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을 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공소 취소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대통령이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 개헌이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9주 연속 지지율 하락…추석 전 기자회견, 반등 할까  이번 기자회견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9월 2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신문 의뢰, 7~11일, 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인 33.8%였다. 부정평가는 63.3%로 처음 60%대에 올라섰다. 리얼미터는 외교 행보에도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데다 진보층과 20대 이탈이 더해진 것을 하락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시사IN 의뢰, 6~8일,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무작위 전화걸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인 중 2위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줄곧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1위를 내줬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한다' 35.9%, '불신한다' 50.4%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2%, 불신한다는 응답이 34.1%였다. 신뢰와 불신의 국민 평가가 1년 만에 뒤집어졌다.  the13ook@newspim.com 2026-09-17 14:3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