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포도·한국소호·AMZ뱅크 최종 도전장
소호은행 '금융 어벤저스'급 주주에 자본력 막강
포도뱅크, 군인공제회 유치하며 막판 경쟁력↑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에 최종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곳은 ▲소소뱅크 ▲포도뱅크 ▲한국소호은행 ▲AMZ뱅크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포용성, 실현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업권에서는 '혁신과 포용도 결국은 자본'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따라 전 금융권을 아우르는 컨소시엄을 갖춘 한국소호은행의 독주 체제가 굳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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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지난 25~26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를 진행한 결과 ▲소소뱅크 ▲포도뱅크 ▲한국소호은행 ▲AMZ뱅크 등 총 4개 신청인이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한국소호은행의 주주 구성이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한국소호은행의 주주구성. [사진=한국소호은행 컨소시] |
금융위원회는 지난 25~26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를 진행한 결과 ▲소소뱅크 ▲포도뱅크 ▲한국소호은행 ▲AMZ뱅크 등 총 4개 신청인이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가운데 주주 구성이 가장 막강한 곳은 한국소호은행이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한국신용데이터(KSD)가 대주주로서 33.5%의 지분을 가지고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주주들은 지분 비율순으로 ▲하나은행(10%) ▲LG CNS (10%) ▲우리은행(8%) ▲우리카드(2%) ▲아이티센(6.2%) ▲흥국생명(6%) ▲농협은행(5%) ▲부산은행(4%) ▲유진투자증권(4%) ▲OK저축은행(4%) ▲흥국화재(2%) ▲티씨스(2%) ▲일진(1.7%) ▲메가존클라우드(1.7%)다.
시중은행부터 증권사, 보험사까지 전 금융회사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자본력은 가장 막강하다. 이에 따라 업권에서는 사실상 한국소호은행의 1강 체제라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위의 평가항목 중 '사업계획(혁신성)' 배점이 350점으로 가장 크기는 하지만 결국 포용과 혁신도 자본력이 받쳐줘야 한다는 이유다.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경험이 있는 업권의 한 관계자는 "혁신적인 서비스와 포용금융의 밑바탕도 결국은 자본"이라며 "자본 평가 배점 자체는 다른 항목에 비해 작아 보여도 금융위가 사업의 실현가능성을 새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사업을 이행할 만한 안정적인 자본 구조를 갖췄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 항목의 배점은 2015년과 2019년 각각 100점에 머물렀지만 이번에 150점으로 점수 비중이 늘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자금 조달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선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케이뱅크는 영업 시작 후 추가 증자의 어려움을 겪으며 개점휴업 사태를 겪었다. 당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을 통해 비금융주력자인 KT를 최대 주주(34%)로 맞아 1조원 이상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려 했지만, 국회에서 특정 기업을 위한 법이라는 반발이 나오면서 1년여간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했다. 케이뱅크는 결국 KT 자회사인 BC카드를 통한 우회 증자를 통해 지금과 같은 KT·BC카드·케이뱅크 체제를 갖추게 됐다.
케이뱅크는 여전히 지난 2021년 6월 유상증자 과정에서 달린 드래그얼롱(동반매각매도청구권) 꼬리표를 떼지 못한 상태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기업공개(IPO)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내년 7월까지 상장에 성공해야 조건으로 7250억원을 투자받은 케이뱅크는 기한 내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금을 채무로 떠안게 된다.
토스뱅크 역시 첫 예비인가 당시에는 취약한 주주구성을 이유로 탈락했다. 첫 신청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대주주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60.8%의 지분을 가지고 ▲한화투자증권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등으로 구성됐다. 두 번째 예비인가에서 토스의 지분을 34%까지 줄이고 하나·SC제일은행·웰컴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를 추가해 원활한 증자를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서야 예비인가를 받았다.
다만 컨소시엄 가운데 가장 최근 참여 의사를 밝힌 포도뱅크도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포도뱅크는 금융권에서는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 등을 참여사로 유치하고, '한상펀드'를 75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한상펀드'는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한상) 주도로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재일본한국인총연합회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등 재외동포 단체가 참여하는 펀드로 목표액은 600억원이었다. 국내 대표 종자 기업인 인도네시아 코린도 그룹이 지원했다. 이에 따른 포도뱅크의 자본 규모는 3000억원 이상이다.
예비인가 신청 직전에는 군인공제회를 투자기관으로 깜짝 유치했다. 군인공제회는 현재 20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자본시장에서 주요 기관출자자(LP)로 꼽힌다. 군인공제회는 자본 증자 시에도 포도뱅크 측에 추가적인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그다음으로 유의미한 후보군은 소소뱅크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 소기업이 주인이 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표방한 컨소시엄으로 실제로 소상공인전국연합회(소액주주연합)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금융회사 주주로는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이 있다. 당국이 포용성 항목에서 새롭게 요구한 지역사회 자금 공급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소소뱅크는 '인뱅 막내' 토스뱅크 예비 인가 당시 마지막까지 겨룬 라이벌이기도 하다. 이밖에 AMZ뱅크는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한 지금까지도 주주 구성을 확정하지 못해 크게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 업권의 중론이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