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페이스북에 짧은 글 올려...대선 후보보단 '책사' 선택 가능성
이 시장, 과거 인터뷰서 "국민 뜻에 따를 것"…충청권 '보터' 역할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는 이장우 대전시장이 9일 중국 '삼국지'의 라이벌 책사 '제갈공명' '사마의'를 언급해 속뜻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오후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제갈공명이 될 것인가? 사마의가 될 것인가?"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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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 페이스북. 2025.04.09 gyun507@newspim.com |
제갈공명과 사마의는 중국 후한 말기와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서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명한 책사다. 제갈공명은 유비를 선택해 촉한의 황제로 만들었고, 사마의는 위나라 조조를 택해 제갈공명과의 대결에서 이기면서 훗날 진나라를 세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두 인물 모두 엄청난 지략가로서 자신이 모신 왕을 황제로 만드는데 집중했다. 때문에 이 시장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이 되기보단, 특정 후보의 선거를 곁에서 돕는 책략가로서 역할하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앞서 전날인 7일 이장우 시장은 대전시 확대간부회의에서 "열흘 간 대통령 출마 여부를 숙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시장이 그간 김태흠 충남지사의 대선 출마 등 '충청 대망론'을 강조해온 만큼 실질적으로 직접 출마를 고민한다기보다는 충청 인사의 출마 필요성과 지역 정치력 집결 필요성을 강조하려 한 게 아니냐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중도표 확보가 강조되는 대선인 만큼 충청 민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때문에 이 시장이 대선 판에서 어느 후보의 '책사'로 등장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판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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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 [사진=뉴스핌 DB] |
특히 이 시장의 이날 언급에 대해 제갈공명과 사마의에 대한 사자성어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나 그것이 이뤄지느냐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하늘'이 요즘엔 '국민'으로 자주 해석되고 있는 만큼 결국 국민의 선택에 따라 성패가 좌지우지 된다는 의미다.
이는 이장우 시장은 과거 국민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는 정치인을 강조해온 것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실제 이 시장은 지난해 연말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대전시장이든 정치이든 결국 시민의 의사결정(지지)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어떤 결정이든 시민의 뜻을 존중하고 따를 생각이다. 시민의 뜻에 따라 열심히 강력하게 일할 것이다"고 정치적 철학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이장우 시장의 이날 짧고 굵은 글은 충청권 수부도시 수장으로서 충청과 중도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역할을 강조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지역 정치인은 "이번 대선에서 충청권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향후 정계판이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좋은 패를 쥐고 있는 이장우 대전시장을 영입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치열할 것"이라며 "정치 9단 영특한 이장우 시장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충청권 4곳 광역단체장은 오는 10일 오전 세종시에서 긴급 회동을 열고 대선 후보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회동은 이장우 시장 주도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