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OTT '악연'서 열연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가 워낙 스릴러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그때마다 그런 작품 속 제 모습을 상상해보곤 하죠. 이번 '악연'처럼, 악역을 제대로 연기해보고 싶어요."
강렬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러블리' 이미지를 각인 시켰던 배우 신민아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악연'을 통해 정반대의 이미지로 돌아왔다. 첫 OTT 작품인 '악연'에서 유년시절 성폭력 트라우마를 품고 사는 외과의사 '주연'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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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신민아. [사진=넷플릭스] 2025.04.10 alice09@newspim.com |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반전이 계속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나중에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했어요. 악행이 계속 되는 상황 속에서 주연이가 등장했는데, 이 인물이 갖고 있는 감성이 다른 인물들과 결이 달랐기 때문에 이 캐릭터도 작품 속에서 어떻게 표현될 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택했던 작품이었어요."
이번 작품은 동명 웹툰 원작으로,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6인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이다. 초반에는 신민아를 제외한 다른 인물들의 악연이 나오다, 그가 연기한 주연은 작품의 중후반부터 나온다. 학창시절 박재영 패거리에게 성폭행당한 아픔을 가진 채 외과의사로 지내다 동명의 환자가 자신의 병원에 입원하게 되며 악연이 시작된다.
"주연이가 갖고 있는 과거의 트라우마는 어릴 적 일이라고 해도 너무 크잖아요. 외과의사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과거에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한 박재영과 만나면서 그 감정을 표출하기까지 다른 인물들에 비해 속도가 느렸어요.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답답해 하실까봐, 주연이가 갖고 있는 고민과 상처가 너무 일차원적으로 쉽게 표현이 될까봐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트라우마가 생긴 이후부터의 감정을 잘 쌓아가려고 했어요. 그 당시 감정, 지금까지 살아온 고통을 표현하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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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신민아. [사진=넷플릭스] 2025.04.10 alice09@newspim.com |
이번 시리즈에서 주연은 자신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긴 박재영과의 악연을 스스로 끊어낸다. 하지만 원작 웹툰에서 주연은 이번 오리지널 시리즈처럼 능동적이 아닌 수동적인 모습이었던 만큼 차별점이 생겼다.
"감독님이 이 작품을 저한테 제안 주셨을 때, 저한테 원하는 바가 분명히 있으셨어요. 그래서 대본 수정도 많이 됐고요. 원작과 달리 주연이가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쪽으로 바뀌었거든요. 주연이는 피해자인데 '악연'이 갖고 있는 오락성과 카타르시스를 피해자인 주연이한테는 주지 말자는 공통적인 의견이 있었어요. 감독님도 원작을 보지 말라고 하셔서, 이미지만 참고하려고 본 것 빼곤 웹툰 전체를 보진 않았어요. 또 설정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대본으로 주연이를 접했고요. 대본 속 주연이가 갖고 있는 감성은 계속 끌고 나가자고 생각했죠."
작품 속에서 주연을 제외한 인물은 서로 얽히고설켜 악행을 저지르며 악연이 된다. 그들과 엮인 사람들 중 유일하게 주연만 끝내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홀로 결이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걱정도 앞섰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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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신민아. [사진=넷플릭스] 2025.04.10 alice09@newspim.com |
"저도 제가 복수를 직접적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은 해봤죠(웃음). 그 감정선 안에서 다른 인물들처럼, '사람은 결국 똑같다'라는 결로 가면 어떻까 싶었는데 감독님이 주연이는 결을 나누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저도 감독님과 이야기 하면서 그 의견을 존중했고요. 보시는 분들에게는 주연이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혼자만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획의도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많은 작품에 임했지만 이번 작품으로 신민아는 첫 OTT에 진출하게 됐다. 첫 OTT 작품에서 그간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러블리'한 이미지 대신, 차갑고 버석한 트라우마를 가진 피해자 주연을 연기하면서 반전을 줬다.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하진 않았는데,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많이 좋아해주시고 '러블리'란 수식어를 감사하게도 붙여주셨어요. 이번에 첫 OTT 작품이 '악연'인데, 작품 속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잖아요. 그래서 저도 악역을 해보는 건가 싶었거든요. 하하. 원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해서, 저도 언젠가는 '악연' 속 인물들처럼 악한 캐릭터를 배우로서 해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감독님들이 제게 원하는 이미지나 얼굴이 있으셔서 그런지 악역 제안을 안 주시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정말 해보고 싶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