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유원서초 21억 낙찰·동작 이수힐스테이트13명 몰려
"토허제 재지정 이후 관심도 상승…낙찰가율 상승, 고가 낙찰"
"오르는 아파트만 올라…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외면"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오늘은 물건이 많지 않아서 사람이 적은 편이에요."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별관 경매 법정 앞에서 만난 김영일 바른경매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의 말처럼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경매 법정 앞은 다소 한산했다. 중앙지법 경매12계에 오른 물건은 총 11건으로 ▲아파트 4건 ▲다세대(빌라) 5건 ▲오피스텔 2건이다. 입찰 신청서 접수가 시작된 지 한 시간이 지난 시점, 약 150석 규모의 법정 내에는 4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 |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별관 경매 법정 앞에서 대출상담사 등이 경매 참가자들에게 유인물과 명함을 나눠주고 있다. 2025.04.10 dosong@newspim.com |
◆ 법원 앞 유원서초 21억 낙찰·동작 이수힐스테이트에는 13명 몰려…"토허제 이후 관심도 상승"
김 대표는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이나 트럼프 관세 정책, 대선 정국 등 불확실성이 많아 경매시장은 국지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오르는 아파트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응찰자는 18명이었으며, 입찰 신청서가 접수된 물건은 서울중앙지법 인근 서초구 유원서초아파트 1단지 전용면적 84㎡(11층)와 동작구 이수힐스테이트 전용 59㎡(9층) 주택 등이다. 두 건 모두 1년 전쯤 접수된 신건이다.
이 중 5명이 응찰한 유원서초아파트는 감정가 19억5300만원에서 약 1억5700만원 오른 21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최근 시세보다 소폭 높은 낙찰가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유원서초아파트 같은 면적·12층 주택은 2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유원서초아파트는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된 서초구에 위치해 있다.
![]() |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이날 5명이 응찰한 유원서초아파트는 감정가 19억5300만원에서 약 1억5700만원 오른 21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최근 시세보다 소폭 높은 낙찰가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유원서초아파트 같은 면적·12층 주택은 2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25.04.10 dosong@newspim.com |
이수힐스테이트 아파트는 감정가 12억2400만원에서 약 1억800만원 오른 13억32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지난 3월 9일 같은 면적·층수의 주택이 14억35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시세보다 소폭 낮은 수준으로, 13명이 응찰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 "토허제 재지정 이후 관심도 상승…오르는 아파트만 오른다"
![]() |
지지옥션의 3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72건으로 전달(253건) 대비 약 32% 줄었으며, 낙찰률은 41.9%로 전월(42.7%)보다 0.8%포인트(p) 하락했다. 그러나 낙찰가율은 전월(91.8%)보다 5.7%포인트 오른 97.5%를 기록, 2022년 6월(110.0%)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2월 일부 지역에서 토허제가 해제되며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채무를 상환하거나 경매가 유예되는 사례가 늘면서 진행 건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후 지난 3월 말 서울시가 토허제를 재지정·확대하면서 투자 수요가 규제를 받지 않는 경매시장으로 몰렸고, 이로 인해 고가 낙찰 사례가 잇따랐다는 분석이다.
![]() |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오전 10시 경매가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별관 경매 법정 앞 2025.04.10 dosong@newspim.com |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토허제 포함 지역의 경우, 이날 입찰 관계인 외에도 법정 안팎에서 경매를 '직관'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한 남성은 테니스를 치고 나온 복장 그대로 테니스채를 든 채 경매를 관전했고, 또 다른 20대 남성도 경매가 마무리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유심히 지켜봤다.
이날 동작구 이수힐스테이트에 13명이 몰린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토허제 해제 이후 잠실 일대 여파로 성동·강동·광진 등지의 집값이 많이 올랐다"며 "낙찰가율도 함께 오르면서 관심이 동작구까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토허제 해제 이후 집값 상승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규제를 받지 않고 임대도 가능한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낙찰가율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다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같은 외곽보다는 서초·강남·용산·송파 등 주요 지역의 낙찰가율 상승이 두드러지며 전체 낙찰가율은 95~100%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