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맞서 중국이 내놓은 보복 조치 중 희토류 금수 조치가 조명을 받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일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스칸듐, 이트륨 등 7가지의 중중(中重) 희토류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러한 희토류는 방산 산업에 필수적인 물질이며, 이로 인해 미국의 방산 업체들이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미국이 추진 중인 6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중국 증권시보가 11일 전했다.
분석에 따르면 미군의 153종 주요 무기 중 87%가 중국의 희토류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90% 이상을 정련한다.
미국은 희토류 수입량 중 83.7%를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에서 채굴된 희토류를 비롯해 미얀마 등지에서 채굴된 희토류를 수입해 제련 작업을 한다. 희토류 제련 작업을 통해 불순물이 제거되고 순도가 높아진다.
희토류 원소들은 화학적 성질이 유사하기 때문에 분리하는 데 상당히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중국은 희토류 연쇄 추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희토류 순도를 99.9999%까지 높일 수 있다. 미국 내 희토류 제련 업체는 순도 99.5%까지만 제련할 수 있다.
이번에 중국이 수출을 통제한 희토류는 광학 레이저, 레이더 장비, 풍력 터빈의 고성능 자석, 제트 엔진 코팅, 통신 등 첨단 기술 분야에 사용된다. 영국의 컨설팅 업체인 SFA는 "미국이 개발 중인 F-47과 같은 스텔스 항공기는 고성능 자석, 액츄에이터, 레이더 시스템 등을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시움, 테르븀 등 희토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희토류 사용량 중 5%가 방위 산업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의 F-35는 약 417kg의 희토류가 사용된다. 항공 전자 장비에 사용되는 희토류는 중국에서만 조달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현재 6개월 분의 희토류를 비축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장기간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희토류는 17가지 원소의 총칭으로, 재생 불가능한 전략 자원이다. 물리적 화학적 특성에 따라 경희토류와 중희토류 등 두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경희토류는 매장량이 풍부하며, 중희토류는 매장량이 희소하다. 중희토류는 중국의 매장량이 압도적이다.
중희토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주로 무기 산업에 사용된다. 지난해 미국의 중희토류 수입량 중 97%가 중국산이었다. 매체는 중국의 희토류 공급 중단으로 미국의 6세대 전투기인 F-47의 연구 개발이 지연될 것이며, 생산 비용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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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F-47 이미지 [사진=미국 공군] |
ys1744@newspim.com